아침편지289

2023.1.31 신경림 <특급열차를 타고 가다가>

by 박모니카

새해 새달의 끝날입니다. 왠지 끝이라하면 아쉽고 서운한 맘이 일지요. 하지만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어도, 1시간을 60분으로 나누어도 언제나 시작과 끝이 이웃하니 그들은 천생연분입니다. 그러니 오늘이 감을 서러워할 일도 아니요 고약하게 심술낼 일도 아닌듯 합니다. 어서빨리 우리의 마음을 양지로 돌려 오늘 할 일을 살펴보고 잘 가라고 고맙다고 말을 할까요. 그래야 가는 오늘이 고운 맘으로 내일의 손을 잘 건네줄 테니까요. 새 학기 한 달을 앞두고 2월부터 학원의 기존 시간들이 변경되어 저 역시도 행정적으로 할 일이 많은 날이네요. 오늘의 시간을 기점으로 올 일 년 학원운영이 결정되니까요, 세심하고 따뜻하게 공부시간 이동을 살펴야겠어요. 한 학생이라도 불편하거나 서운하지 않고 모두가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요. 어제는 우연히 고은과 신경림 시인을 중국 당나라의 이백과 두보에 비유한 글을 읽었습니다. 저야 시 평론에 무지하지만 읽고 보니 맞는 비유다 싶었답니다. 특히 신경림시인은 농민과 도시 빈민, 어민의 고달픈 삶의 이야기를 시로 펼치며 민중문학의 대표시인으로 알려져 있지요. 시인의 시 <갈대>와 <가난한 사랑노래>, <길>을 아침편지에 쓴 걸 보면 저도 이 시인의 시를 좋아하나 봅니다. 오늘은 <특급열차를 타고 가다가>입니다. 봄날의산책 모니카


특급열차를 타고 가다가 – 신경림


이렇게 서둘러 달려갈 일이 무언가

환한 봄 햇살 꽃그늘 속의 설렘도 보지 못하고

날아가듯 달려가 내가 할 일이 무언가

예순에 더 몇 해를 보아온 같은 풍경과 말들

종착역에서도 그것들이 기다리겠지


들판이 내려다보이는 산역에서 차를 버리자

그리고 걷자 발이 부르틀 때까지

복사꽃숲 나오면 들어가 낮잠도 자고

소매 잡는 이 있으면 하룻밤쯤 술로 지새면서


이르지 못한들 어떠랴 이르고자 한 곳에

풀씨들 날아가다 떨어져 몸을 묻은

산은 파랗고 강물은 저리 반짝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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