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으로 가는 징검다리 달 2월이네요. 키가 가장 작은 달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된다는 어느 시인의 말이 언뜻 떠오릅니다. 춘 삼월, 봄맞이하려는 모든 생명들이 가장 길게 기지개를 펴도록 품 넓게 제 자리를 내어주는 달이니까요. 어제는 점심 후 사무실로 들어가려는데 차창 밖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차가웠던 몸이 스스로 눕더군요. 은파호수가에서 잠시 누웠다 가고 싶었죠. 봄빛처럼 날이 좋아서인지 걷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어요. 눈을 붙이려는 마음이 사라지고 물가에서 노는 물닭과 백로 곁으로 갔어요. 살얼음 밑에서 살랑거리는 은파물결, 버드나무 밑 도도히 서있는 백로, 먹이 찾아 웅성거리는 물닭들, 그리고 겨우내 쌓인 짐을 터는 듯이 열심히 걷는 사람들 속에서 저는 풀밭에 앉아 한참을 하늘만 보았습니다. 아침에 읽었던 신경림 시인의 시 구절도 떠올리구요. ’이르지 못한들 어떠랴 이르고자 한 곳에 풀씨들 날아가다 떨어져 몸을 묻은 산은 파랗고 강물은 저리 반짝이는데‘ ... 한 시간여 자연과 벗하니 학원 일에 쌓였던 시름이 덜어졌지요. 구름처럼 물처럼 막힘없는 운수대통(雲水大通)으로 2월 첫날을 시작하시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