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농사에 비유한다면 당신은 몇 모작까지 지어보셨나요. 아니 1모작도 힘든데 ‘몇‘이라고 물으니 욕심이 많은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여러 모작을 하지요. 부모라는 옥토 위에서 공부하며 성장한 1모작, 결혼이라는 황토 위에서 자녀를 낳고 키운 2모작. 저의 기본 농사였습니다. 작가라는 이름이 아직도 부끄럽지만 이제 ’4년차 글쟁이‘인 제가 딛고 있는 땅. 3모작을 위한 땅의 재료는 무엇일까 생각했어요. 따뜻한 아침 햇살을 안고 있던 책방의 문을 열고 무방비로 겨울을 난 화분들을 정리하는데 그 속에 있던 부엽토가 만져졌지요. 부엽토는 작은 나뭇가지나 낙엽 등이 흙 속 미생물에 의해 부패되어 만들어져서 소위 식물성 비료입니다. 갑자기 말랭이 마을에서의 제 일상이 3모작 농사처럼 느껴지더군요. 부족한 글 속에 부엽토 같은 영양분이 담겨진다면, 노년을 준비하는 농사터에 크고 작은 튼실한 과실들이 달리지 않을까, 누가 따 먹어도 맛나다 라고 칭찬해주지 않을까 하는 무례한 바램을 해보았답니다. 불편했던 잔기침이 줄어들고, 목소리에도 차츰 생기가 돌아오네요. 다시한번 ’끈기와 솔직‘이라는 영양분을 담은 부엽토를 제 글에 잘 섞어서 널리 흩뿌리고 싶어지네요. 오늘은 정현종시인의 <한 숟가락 흙 속에>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