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301

2023.2.13 韓愈(한유)符讀書城南 부야, 독서는 성남에서 하거라

by 박모니카

주간 첫날입니다. 주말을 보니 미세먼지가 제법 많았어요. 코로나뿐 아니라 겨울독감의 기세가 여전하니, 올해도 마스크는 유효한 건강표식입니다. 어젠 딸이 생각하는 인간관계의 정도(正道)에 대한 얘기를 오랫동안 했네요. 행동의 판단을 요구할 때 감정과 이성이라는 도구가 필연적인데요. 한쪽으로 편향되는 결과를 볼 때는 자신의 본성은 피할 수 없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저와 달리 매우 섬세하고 감성이 풍부한 딸은 늘 타인의 말에 지나치게 귀를 기울이는 편이죠. 그러다보니 이성이란 단말로 너무 냉정히 대답하는 친구들로부터 상심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럴 때 어떤 자세가 가장 중요한지를 묻길래, 두 가지를 얘기했습니다. 첫째는 ‘꾸준한 독서와 스스로 결정하는 힘을 기르기’ 둘째는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는 용기’라고 했습니다. 동시에 딸이 걱정하는 본성 -남의 말을 잘 들어주려고 노력하며 인간관계를 맺는 일- 은 엄청난 장점임을 전했죠. 생각해보면 저는 서른이 넘어서도 ‘방안퉁수’ 였다고 고백합니다. 실천력과 활동력으로 늘 무장하고 사는 요즘의 제모습.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지인들은 말하지요. 그렇게 사람은 환경에 따라 무한히 변화 성장하나 봅니다. 딸에게 ”과거를 되찾아오지도 말고 미래를 앞당기지도 말고, 오로지 네 마음이 가는 대로, 때때로 이기심으로 사는 것을 미안해 하지도 말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오로지 너 임을 잊지마.’라고 했습니다.

오늘은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한시의 일부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符讀書城南 부야, 독서는 성남에서 하거라 - 韓愈(한유, 당나라 시인)


木之就規矩(목지취규구) 나무는 목수의 먹줄에 따라 이루어지고

在梓匠輪輿(재재장륜여) 수레는 목공과 장인에 달려있도다

人之能爲人(인지능위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는 것은

由腹有詩書(유복유시서) 뱃속에 시와 글이 있는 까닭이니라

詩書勤乃有(시서근내유) 시와 글에 열심이면 이내 갖추고

不勤腹空虛(불근복공허) 게으르면 뱃속이 텅 비어 있도다

欲知學之力(욕지학지력) 알고자 하면 힘써 배워야 할지니

賢愚同一初(현우동일초) 어질고 어리석음은 처음엔 같도다

由其不能學(유기불능학) 배움과 그렇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所入遂異閭(소입수이려) 마침내 드는 곳이 다른 마을이다

- 중략 -

金璧雖重寶(금벽수중보) 금이나 벽옥이 비록 귀한 보물이나

費用難貯儲(비용난저저) 비용에 쌓아두거나 저축이 어렵다

學問藏之身(학문장지신) 학문은 몸에 갈무리 할 수 있나니

身在則有餘(신재즉유여) 몸에 있은 즉 여유로움이 있으리라

君子與小人(군자여소인) 군자가 되고 또한 소인이 되는 것은

不繫父母且(불계부모차) 결코 부모에 매어있는 것이 아니도다

文章豈不貴(문장기불귀) 어찌하여 문장이 귀하지 않다 하리오

經訓乃菑畬(경훈내치여) 경의 훈은 곧 묵정밭을 새 밭 만든다

人不通古今(인불통고금) 사람이 되어 고금에 통달하지 못하면

牛馬而襟裾(우마이금거) 소나 말에다 옷가지를 입힌 격이리라

* 符는 한유의 아들 이름이고 城南은 한유 소유의 별채를 가르킴

박노해 시인의 사진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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