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산이 좋아요? 바다가 좋아요? 라고 물으신다면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다, 그것도 섬이 있는 바다라고 말합니다. 동해바다가 황홀한 붉은 일출로 아무리 유혹해도 서해바다가 더 좋아요. 끝이 없을 것 같은 긴 여정에서 숨 한번 크게 내 쉬고 다시 비상하도록 두 팔이 되어주는 섬. 그를 키워주고 닦아주고 믿어주는 서해바다. 늘 안옥한 품새로 삶에 지치고 흔들리는 이의 발걸음을 거둬주는 서해노을을 두고 딴 맘을 먹을 수가 없지요. 저는 천상 섬에서 태어난 유전자를 가진 여자입니다. 오늘은 제 고향섬이 아닌 제주도에 갑니다. 올해 말랭이 마을 어른들과 글방하나를 열어서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하지요. 저의 경험이 부족하여 선례를 보고 도움을 받고자 제주 마을에서 글 교육을 받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어른들을 만나러가요. 개인적인 여행코스가 아니어서 협소한 시간이지만 잘 활용하여 좋은 경험을 가져오고 싶습니다. 어젯밤에는 섬에 대한 몇 편의 시를 읽었어요. 섬에 갈 때는 바다 위 물살이 튀어오르고 갈매기의 끼룩소리를 들으며 새우깡 하나 주는 인정을 베풀 수 있는 배로 가야 제맛이지만 오랜만에 해외(海外)가는 기쁨으로 다녀올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