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도(三多島)와 삼무도(三無島)로 유명한 제주도로 오면서 두 가지를 떠올렸죠. 가수 혜은이의 노래 ‘감수광’과 추사 김정희의 그림 ‘세한도’입니다. 도착하자마자 열쇠 없는 대문과 삼다도 명물을 한꺼번에 만나면서 오늘 일정에 있을 김정희 추사관 방문을 기대했어요. 사실 제주 선흘리 할머니들의 그림 '할망해방일지’의 작품들을 인터넷으로 볼 때만 해도 ‘대단하시다, 멋지다’ 정도의 수식어로 족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추사 김정희의 제주도 유배생활 9년. 추사만의 독특한 서체가 완성되고 세한도의 비밀을 담고 있는 제주도라 해도 그가 먼 훗날 후손들의 글과 그림으로 다시 살아날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답니다. 선흘리 할머니(80-90대)들은 평생 처음으로 펜을 잡고 글씨와 그림을 배웠다는데, 제 눈에는 모두 추사를 능가하는 예인 같았습니다. 소를 키우던 외양간은 미술관이 되어 할머니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구요, 매일 쓰는 농사도구는 작품전시의 보조창이 되었답니다. 이제는 제주의 관광일번지를 물으신다면 선흘리 할머니들의 생거미술관을 꼭 방문해보시길 강추합니다. 오늘은 정일근 시인의 <유배지에서 보내는 김정희의 편지>에 담아 보내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