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304

2023.2.16 전이수 <꽃은 싸우지 않는다>외 1편

by 박모니카

“꽃은 싸우지 않는다. 다 다른데 다른 색깔대로 살아간다고 어린이 그림화가가 말했잖어. 우리 말랭이 마을사람들도 꽃처럼 다르게, 하지만 예쁘게 살거여. 글도 배우고 그림도 그리면서. 문화라는 것이 뭔지 쪼금은 알 것 같고만. 제주에 와서 90대 할망그림, 어린 형제들 그림, 옛날 사람 추사 글과 그림 봉게, 우리 마을에서 할려고 하는 글방공부가 뭔지 궁금하고 무엇이든 잘할 것 같어. 함께 와줘서 고마워~~잉”

2일간의 제주 문화체험을 마친 어머님들의 말씀입니다. 저도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귀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어제는 제주 어린이 전이수화가(함덕전시관-걸어가는 늑대들)와 추사 김정희 선생의 작품전을 보며 여러 설명을 들었는데, 마을 어른들 상당수가 그 많은 얘기를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역시 보는 만큼 알게 되고 알면 변화합니다. ‘제주는 참 좋겠다, 아니 제주 사람들을 꽃 피우게 하는 제주는 참 좋겠다’는 생각은 이내 말랭이마을로 옮겨옵니다. 군산의 다른 어떤 곳보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마을사람들. 올해 글방에서 새로운 인생으로 피어날 사람꽃들을 그려봅니다. 오늘은 전이수작가의 <꽃은 싸우지 않는다>와 <우리 사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를 들려드려요. 봄날의 산책 모니카.

꽃은 싸우지 않는다 – 전이수


사람들은 왜 싸울까?

꽃은 싸우지 않고 잘 살아간다

꽃들보고 배워보자

꽃들은 다 자기 색깔이 있고

다 다른데도 싸우지 않는다

꽃들은 다른 꽃이 다른 걸 인정한다

하지만 사람은 인정하지 않고 싸운다


우리 사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 전이수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매일 밤 눈을 감는

우리의 하루는 너무도 짧다

우리 함께 모여 웃기에도

우리 서로 보듬어 주기에도

서로 감사하고 사랑하기에도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 짧다

하지만, 그 시간이 아주 아주 긴 첫처럼

서로를 욕하고 화내고 짜증으로 대하며

영원히 안볼 것처럼 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 감정을 제일 중요하게 여겨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고

후회와 슬픔으로 내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

언제까지나 함께 할 것 같은 평화로운 시간은

스쳐가는 바람과 같아서

언제나 움직이기에 잡을 수가 없고 찾아갈 수도 없다

어디에도 없는 바람처럼 우리의 시간은 너무도 짧다

지금 당장 사랑해야한다

바람이 나를 지날 때

그 바람을 느껴야 한다

싸우고 뺏고 미워하기엔 우리의 시간은 너무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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