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 중의 상약은 ‘밥’이라고 하지요. ‘밥이 하늘이요 밥 짓는 손이 하느님이다’라는 말에 한표를 던집니다. 한 달이 넘도록 떨어지지 않는 감기 덕분에 ‘나이 들어감’과 ‘병원약 주머니’가 남의 말이 아닌 것 같아 순간 상심하는 때가 있답니다. 그럴 때마다 노트북에 써 놓은 ‘2023 빈공간 생기는 것을 두려워말자’ 라며 저와 손가락을 건 약속의 글을 읽어봅니다. 제주도에서 돌아온 제가 끙끙대는 걸 알고 지인께서 ‘밥’을 준비하셨지요. 차려진 상을 보니, 정말 저만을 위한 ‘보약’처럼, 오랫만에 맛있게 먹었습니다. 봄똥배추에 찹쌀과 검정콩 메주콩이 섞여 윤이 차르르한 찰밥, 먹음직한 크기의 육전과 파무침, 지난 가을에 거둔 무로 만든 생채. 젓가락 둘은 서로 입에 침을 바르며 돌진했지요. 이보다 더 큰 보약이 어디 있을쏘냐. 맛있게 먹었습니다. 더불어 ‘힘듬이 삶의 또 다른 기쁨’이라는 이야기도 훌륭한 반찬이 되었지요. 사람을 한번에 다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저보다 더 많은 삶의 경험과 시간을 소유한 사람의 진심을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법도 배워야겠습니다. 오늘은 저도 누군가에게 밥으로 하늘을 보여주고 싶은데, 누가 책방에 오실까요.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