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311

2023.2.23 김남영 <꽃샘>

by 박모니카

입춘(立春)에는 우수(雨水)에 내릴 봄빛 머금은 비를 기다렸죠. 절기마다 글을 하나씩 남겨야지 했는데 어느새 우수가 지난 줄도 몰랐어요. 어제 아침 말랭이 골목길을 오르는데 왠지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이 느껴져 돌아보니 단풍나무가지 사이로 햇살이 밀고 있더군요. 일부러 천천히 골목길을 돌고돌아 책방에 올랐답니다. 대동강 물이 아니라 우리 지역 금강 물도 다 풀어져 헤쳐 모여겠지 생각하며 군산의 근대소설가 채만식 문학관으로 발을 옮겼습니다. 여느 지역처럼 군산에도 문인들의 활동을 응원하는 협회가 있더군요. 협회장님과 인터뷰 사진을 찍을 겸 산책을 했습니다. 군산 문인뿐 아니라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말씀에 1당 100의 맘을 드렸습니다. 새 그릇에 담겨진 새 물의 모습과 기운이 푸른 바다를 향한 금강의 지고한 향기를 품고 있어서 산책 내내 즐거운 담화였어요. 저는 올해도 군산 작가(시인)들의 작품과 마음을 잘 전달하려 합니다. 책방뿐만 아니라, 말랭이 마을 곳곳에, 군산의 모든 책방과 도서관에 군산 작가들의 글이 많이 선보이도록 애쓰고 싶어요. 지역문화가 곧 세계문화의 중심(core)이예요. 군산의 모든 작가님들, 당신의 글과 소리가 진짜 문학이요 예술입니다. 오늘은 김남영 시인의 <꽃샘>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꽃샘 – 김남영


짓궂은

바람과 바람 사이사이로

햇살 수줍게 살포시 앉는다

미세먼지 사라진

푸른 하늘

봄 봄 봄


꽃샘바람 가르고

내달리는 트럭 차 창 넘어

김제로 향하는 길 섶

가녀린 줄기에

눈물 같은

노오란 꽃 움 보듬어 안고

바람에 흔들린다


그래

너를 보고


흔들리는 나를 세우려

마음을 보듬는다

군산 채만식 문학관(금강하구둑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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