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317

2023.3.1 전재복 <다시 그날에 선다면>

by 박모니카

오늘은 삼일절 104주년 일이지요. 제 아이들이 중고생일 때 지역의 기념일에 자주 참가해서 소위 기미년 역사현장으로 돌아가기도 했었죠, 최근 몇 년 사이 저 역시 생각없이 무덤덤한 삼일절을 보내니 마음이 움찔거립니다. 군산에는 호남에서 최초로 만세운동을 한 역사현장이 있어요. 구암동산인데요, 오늘 이곳에서 만세운동의 재현과 시민들의 시가행진이 있어요. 또 시낭송과 시극도 준비하네요. 이 공연에 많은 지인들이 참여하는데요, 우리 선조들의 독립정신을 기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민족정신을 드높이며 만천하에 선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질거예요. 기미독립선언서를 다 아시죠. 1919년 3ㆍ1운동 당시 우리 민족의 독립의 정당성을 밝히고 독립국으로서 조선, 자주민으로서의 조선인을 선언한 글이예요. 천도교 대표 15인, 기독교 대표 16인, 불교 대표 2인 등 민족대표 33인의 서명을 받아 전국에 배포하며 서울 인사동 태화관(泰和館)에서 민족대표 33인이 선언식을 가졌어요. 선언서의 첫 부분을 잠시 읽어보세요.


- 吾等은 玆에 我朝鮮의 獨立國임과 朝鮮人의 自主民임을 宣言하노라. 此로써 世界萬邦에 告하야 人類平等의 大義를 克明하며 此로써 子孫萬代에 誥하야 民族自存의 正權을 永有케하노라 -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


책이 없더라도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 여러분과 자녀분들도 태극기도 보시고 선언서 한번 검색해서 읽어보시게요. 오늘의 시는 시극공연에서 울려퍼질 군산 전재복시인의 <다시 그날에 선다면>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다시 그날에 선다면 - 전재복

검은 까마귀 하늘을 뒤덮고

피에 굶주린 이리떼의 질주

지축을 울릴 때

삼천리 금수강산 도적의 발아래

무참히 짓밟힐 때

울밑에선 봉선화는 서럽게 피고지고

겨레꽃 무궁화는 차마 눈을 떴으려나


조선의 정절을 유린하고

조선의 얼이 난자당할 때

하늘도 외면한 이 땅의 백성들

맨몸으로 이리떼에 맞섰다 한다


손가락 마디를 잘라 태극을 그리고

뼈를 갈아 깃대로 삼고

손에 손에 구국의 깃발

거리거리 목터지게

만세를 불렀더란다


총칼에 맞서 맨몸으로 키운 구국의 불씨

삼천리 방방곡곡 들불처럼 번졌더란다

소녀부터 노인까지

아이부터 어른까지


이름없이 죽어간 영웅들이

목숨과 맞바꿔

지키려 했던 이 땅

어떻게 지켜낸 내 나라였더냐

( " " " )


다시 그 날에 선다면

당신도 그럴 수 있겠는지

우리도 그럴 수 있겠는지

( " " " )


우리가 지금 무엇을 잊고 사는지

지금 우리가 지킬 것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물어볼 일이다

진심으로 가슴을 치며 물어볼 일이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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