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불명(燈下不明)-등잔밑이 어둡다‘라는 말이 있지요. 세상 모든 일을 다 알 수 없지만 정말 소중한 것들이 가까이 있음에도 눈이 어두운 경우가 많아요. 말랭이마을만 해도 그랬답니다.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었길래 이곳에 와서 새로운 삶을 꾸려가나 생각하곤 하지요. 어제 어떤 모임에서,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수령600년)이야기를 동화로 쓴 작가 김영기선생님의 <하제 팽나무 옹이 요정들>의 문화활동을 들으며 또한번 등하불명인 우리의 현실을 생각했지요. 600년 동안 우리 땅에서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일들을 보고 들었을 팽나무. 이제는 미군주소가 매겨질 땅에 서서, 그 비통한 현실 앞에서 단명될지도 모를 팽나무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모르지요.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작은 움직임을 통해서라도 서서히 알려지길 희망할뿐입니다. 특히 글을 쓰는 사람들은 칼보다 더 무섭다는 ’글의 힘‘으로 동화뿐만아니라 다양한 글 매체를 통해 ’무엇이 정의인가‘를 토해내는 용기있는 사람이길 바랍니다. 단지 수령이 오래된 나무여서 보존하는 운동이 아니고, 그 나무가 상징하는 정신과 몸의 메시지를 언어적 메시지로 바꾸어 지속적으로 대중을 이끄는 노력, 그게 바로 글쓰는 사람이 할 일이지요. 개인들의 노력과 끈기에 한계가 있다 할지라도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지속하고 단합한다면... 우리의 땅에 당당히 서 있어야 할 그의 정신이 이어지지 않을까요. 팽나무보존을 위해 수고하는 지역의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