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의 화분에게 봄단장을 시켜주는 친구의 손놀림을 보면서 생각했지요. ‘역시 손이 생명을 만드는구나’ 저는 옆에 앉아 그녀가 만들어주는 생명의 손길따라 들어오는 바람, 햇빛, 물을 꽃들보다 더 많이 먹었답니다. 누구나 삶의 형태가 다르듯 생명을 만나는 형태도 다른가봐요. 저는 텃밭에서 맺어지는 열매들을 엄청 사랑하거든요. 오늘은 감자씨를 심을 막바지 준비를 하는 날이예요. 포슬포슬한 수미감자씨를 신청했는데요, 약간 게으른 저 같은 초짜농부에게는 딱 맞는 작물이예요. 밭갈이할 때만 빼고, 한번 심으면 감자알 얻기까지 큰 노고를 들이지 않아도 되거든요. 조각 감자를 심어 뿌리를 내리고 잎과 줄기가 나고 꽃이 피어날 때까지의 그 과정을 보는 재미는 가히 최고의 구경거리랍니다. 수확할 때는 또 어떻구요. 호미질 한번에 들어올려지는 감자알줄기. 땅밑 뿌리 살림살이 거두고 새 세상을 향한 감자들의 환호소리. 아직 밭도 갈지 않은 제가 이미 감자를 다 수확했군요. 벌써부터 텃밭과 작물들의 생동하는 호흡소리와 그 속에 담겨질 저의 수작업의 노고. 이들이 만들어낼 생명탄생을 향한 ‘나의 길목’에 들어서니 오늘도 행복한 날입니다. 당신은 어떤 길목에 서 있을까요. 혼자 계시든, 함께 계시든 그 길목너머 아름다운 생명들과의 만남이 가득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