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338

2023.3.22 조정인<목련 그늘 아래서는>

by 박모니카

올해 말랭이마을 골목잔치 첫 행사로 마음이 분주하네요. 다른 작가는 한가지 활동만 하는데, 저는 ‘왜 이리 일을 벌이냐’고 걱정을 안길만큼 무려 세 가지를 진행합니다. 시쳇말로 ‘내가 미쳤지.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럴까나 ’ 싶은 맘도 있답니다.^^ 그런데요, 그냥 함께 하는 활동들이 재미있어서 기획하고 움직이는 것 뿐이예요. 병아리보다 못한 출판사를 믿고 책을 출간한 ‘저의 1호 에세이집’작가와의 정담시간, ‘군산시인들의 따뜻한 시 낭송’시간, 두 번째 책방 ‘다시봄날-어린이그림책공간’을 찾을 어린이가족들이 시와 그림(시화)액자‘를 만들 체험시간 등이 선보일거예요. 말랭이 태생도 아닌데, 군산의 공무원은 더더욱 아닌데, 매일 뭔가를 생각하고 머릿속으로 꾸며봅니다. 이유는 딱 한가지!! 저의 실체가 살고 있는 곳에 남다른 의미를 넣고 싶어서요. 제가 떠나면 누군가가 와서 저보다 더 멋진 주체자로 살며 문화공간을 만들어주겠지 싶어서요. 저는 어디서든 주인으로 살고 싶거든요.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 오늘도 새겨봅니다. ‘공유하는 주인의식’으로 저를 봅는 지인들에게 늘 감사합니다. 구름은 바람 없이 움직일 수 없고 사람은 사랑없이 움직일 수 없다고 하잖아요. 어제 산책길에 만난 백목련(2일 전엔 분명 입 꼭 다물었었는데요)의 환한 웃음을 보며 사진으로나마 이 향기를 함께 나눠야지 생각했어요.

오늘은 조정인 시인의 <목련 그늘 아래서는>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목련 그늘 아래서는 – 조정인


목련 아래를 지날 때는

가만가만

발소리를 죽인다

마른 가지 어디에 물새알 같은

꽃봉오리를 품었었나

껍질을 깨고

꽃봉오리들이

흰 부리를 내놓는다

톡톡,

하늘을 두드린다

가지마다

포롱포롱

꽃들이 하얗게 날아오른다

목련 아래를 지날 때는

목련꽃 날아갈까 봐

발소리를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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