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역시 ‘봄봄봄’을 외치는 절기가 문을 두드립니다. 24절기중 4번째 절기 ‘춘분(春分)’인데요, 오늘을 기점으로 낮의 길이가 점점이 길어지겠지요. 어둠이 있으니 밝음이 귀하고 서로가 늘 균형되게 상존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지만 그래도 길어지는 낮 새터를 마련하는 봄의 품자락은 한없이 넉넉하고 따뜻합니다. 한여름의 폭염도 너끈히 사우나 즐기듯 어울리는 제 체질 덕분에 가을이 오기까지 한동안 낮이 주는 빛의 향연에 빠져 살 것 같아요. 어제는 마을 어른들과의 글방놀이에서 산수유에 대한 시도 읽고 세밀화도 그려보았죠. 그림을 그린 후 산수유에게 안부를 전하는 문장도 써보시길 권하니, 떨리는 손으로 당신들의 글을 썼어요. 온 정성을 다해서 표현하는 그들의 글자와 글. 무엇이 그보다 더 아름다울까 생각했어요. 빛으로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왔으니 저도 어른들이 짓고 싶은 ‘글 농사’에 열심히 보조하렵니다. 춘분에 밭을 갈지 않으면 일년내내 배가 고프다는 속설이 있더군요. 지난 주말 열심히 감자 심을 밭을 갈았지만, 망울 터트리느라 정신없는 홍매화도 보고, 활짝 피어난 산수유도 볼겸 아침산책 가봐야겠어요.
마을 어른들과 함께 읽었던 문태준 시인의 <산수유나무의 농사>를 들어보세요.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