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1

2023.4.19 신동엽<껍데기는 가라>

by 박모니카

1960년 4월 19일 혁명이 있었지요. 오늘은 민주주의 시민혁명으로 역사에 남은 4.19혁명기념일입니다. 환갑을 지난 이 혁명의 불길이 아직도 꺼지지 않고 타오르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 안타깝지요. 새벽에 눈을 떠서 음악 하나 틀고 가부좌로 아침편지 쓰려고 자세를 고쳤는데 유투브에 올라온 시끄러운 나라소식에 이내 정신이 흐트러집니다. 4.19시인이라 불리는 신동엽시인이 생각나네요. 책방의 맨 윗 칸에 놓인 신동엽 시집을 보고 언젠가 책방을 찾은 손님께서 했던 말, ‘책방주인이 좌파인가 봅니다’라구요. 저는 한번도 정치현장에 가본 적이 없건만, 담고 있는 생각만으로, 보고 있는 책만으로 정치적 성향을 평가하더군요. ‘좌파가 되어야 혁명으로 바꿔진 세상에서 살 수 있다면 얼마든지요’라고 맞장구를 쳤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부터 아침편지가 두 번째 1년을 향해 나아가겠지요. 시를 보내는 형식은 같으나 달라진 것이 있다면 시인이 시를 쓴 배경과 시인의 생애를 한번 훑어봅니다. 요즘 학생들 수능공부 하듯이 분석하면 이 나이에 큰일이겠지요^^ 제 취향의 해석으로 천천히, 약간 더 깊이 있게 읽은 후 보냅니다. 오늘의 시는 우렁차게 낭독하면 가슴 속 쌓인 티끌까지도 다 토해낼 수 있는 멋진 시, 신동엽시인의 <껍데기는 가라>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1930-1969, 충남부여출생)


껍데기는 가라.

4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 논

아사달과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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