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랭이마을 센터로 오르는 계단까지 들려오는 저 옷음소리. 어느 공부 시간이 이토록 행복할까 싶게 마을 어른들의 공부자세는 가히 Top of Top입니다. 어제는 말랭이어른들의 문해수업이 있는 날. 언제나 제가 1교시인데요, 일이 있어서 교시를 바꾸어 그림책과 시 읽기를 먼저 하시라 했습니다. 사실 고백하는데요 ’하루쯤 쉬어볼까‘할 만큼 마음이 내려앉아 있었거든요. 아침자리를 훌훌털고 일어나 몇가지 일을 마친 후 수업현장을 찾았답니다. 그런데 어른들의 웃음소리가 계단을 타고 주차장 마당까지 들려왔던 게지요. 들어서니, 지난주 제가 내 준 숙제를 발표하고 있었어요. “어머님들 이번주 숙제는 스케치북에 붙여준 사진을 보고 시를 써오는 거예요. 어머님들이 직접 찍은 사진이니 분명 감성이 남다를거예요. 숙제 잘해오실거라 믿어요.” 그렇게 말을 전한지 일주일 만에 그들의 숙제 글을 보았던 거지요. 무엇보다 기쁜 것은요, 그들 스스로가 변화해 가는 모습을 은근히 자랑한다는 거지요. 글이야 잘쓰든 못쓰든 기준이 무엇이겠어요. 제가 원하는 것은 그들 모두가 마을 주인장으로 살아가는 삶이지요. ’이 수업 정말 잘 시작했다‘고 또 혼자서 칭찬했어요. 점심 후에는 한 시간 정도 소나무 숲에 가서 산책했습니다. 땅에 떨어져 퇴색한 솔가지들이 가득했지요. 한쪽에선 이 솔가지들은 걷느라 바쁘고 저는 이 솔가지를 모아서 발장난하며 놀았지요. 누가보면 저 여자 혹시 정신이?~~ 라고 했을지도 몰라요. 작년 한여름 이 소나무와 궁합을 이룬 맥문동들이 곧 보랏빛세상을 만들어주겠지요. 바로 엊그제 같은데 정말 1년여가 지나간 시간. 혹시라도 올여름 그 광경을 놓칠까 싶어 아주아주 살포시하게 제 얘기를 많이 들려주고 왔습니다. 소나무등걸과 솔방울들, 맥문동잎파리, 그리고 저 먼 서해바다와 맨몸 드러낸 갯벌에까지... 모두 제 얘기 듣느라 그들도 신났을거예요. 4월시작 때 들려드리고 싶었던 시를 이제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