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5.2 김금용 <오월의 숲에 들면>
월요일엔 말랭이마을 어른들 동네글방수업이 있지요. 그런데 요즘 말랭이마을이 매스컴에 자주 오르네요. 어제도 ’KBS생생정보‘에선가 하는 곳에서 촬영이 나와, 어머님들이 음식을 만드느라 바빴어요. 수업을 짧게하고 그들의 촬영모습을 지켜보았죠. 이젠 그 어떤 방송인들과도 말씀 나누시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요. 덕분에 저는 홍어회. 낙지볶음 등으로 포식했어요. 특히 저는 대순어머님이 만들어주시는 ’생생홍어회‘ 킬러.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최고였습니다. 책방으로 올라와 있자니, 여학생들의 수곤거림이 들리더군요. 공주여고 선생님이 평화통일기행단 학생들과 군산여행을 하는 중이라고 했어요. 3명의 여고생의 진지하고 정성스런 청취자세?? 군산과 평화에 대한 말을 듣는 그들이 기특했죠. 사진을 찍어 인스타에도 올리고요, 고향시인 나태주님을 언급하길래, 저도 군산시인 분의 시집을 선물로 드렸지요. 한참 수다를 떨었어도 배부른 점심이 떨어지지 않아서 차를 두고 산길로 걸어갔어요. 노동절(5.1)이라고 몇 학생들이 학원 공부하냐고 묻더군요. ’나는 교육 노동자야. 교육자가 붙어서 공부해야 되겠는걸~~‘이라고 했더니 ’아핫..네 선생님‘이라고 영특한 학생들이 웃었지요. 전국적으로 노동자들의 외침소리가 있던 날, 한 노동자의 분신소식에 맘 우울한 날. 녹음이 진자리를 친 산길을 걸으며 사람의 노동으로 만들어진 세상, 그 신성한 가치를 생각했습니다. 며칠 전에 만난 연보랏빛 오동꽃을 다시 보며, 김용택 시인의 <오월>이란 시도 떠올랐어요. -저 화사한 산 하나를 들어다가 ”이 산 너 다 가져“ 하고 네 가슴에 안겨주고 싶다- 수많은 산꽃과 나뭇잎을 만져보며 덕분에 만보이상을 걸었네요. 월명산 푸른공기를 다 마시고 싶은 저의 심기(心起)가 우뚝 솟았답니다. 자주 걸어다니며 오월의 Daily Routin Note에 좋은 글 하나씩 듣고 제 글도 남겨야겠다 싶어요.
오늘은 김금용 시인의 <오월의 숲에 들면>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오월의 숲에 들면 – 김금용(1953- 현, 서울출생)
어지러워라
자유로워라
신기가 넘쳐 눈과 귀가 시끄러운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까치발로 뛰어다니는 딱따구리 아기 새들
까르르 뒤로 넘어지는 여린 버드나무 잎새들
얕은 바람결에도 어지러운 듯
어깨로 목덜미로 쓰러지는 산딸나무 꽃잎들
수다스러워라
짓궂어라
한데 어울려 사는 법을
막 터득한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물기 떨어지는 햇살의 발장단에 맞춰
막 씻은 하얀 발뒤꿈치로 자박자박 내려가는 냇물
산사람들이 알아챌까봐
시침떼고 도넛처럼 꽈리를 튼 도롱뇽 알더미들
도롱뇽 알더미를 덮어주려 합세하여 누운
하얀 아카시 찔레 조팝과 이팝꽃 무더기들
홀로 무너져 내리는 무덤들조차
오랑캐꽃과 아기똥풀 꽃더미에 쌓여
푸르게 제 그림자 키워가는 오월의 숲
몽롱하여라
여울져라
구름밭을 뒹굴다
둥근 얼굴이 되는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