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의 오월은 아찔한 향기병풍으로 둘러싸여 있답니다. 울긋불긋했던 철쭉이 지더니 봄과 여름사이 다리를 놓아주는 찔레꽃 덕분에요. 어젠 3주 전부터 시작한 ‘봄날 글쓰기반’ 문우들이 입을 모아 찔레꽃 예찬을 했지요. 장미과로 줄기 위 가시에 찔리기 쉬워 찔레꽃이라 한다지요. 찔레의 꽃말은 ‘온화’와 ‘그리움’이라는데 강한 꽃향기를 맡으면 어디에 그리움이 숨었을까 싶게 금방이라도 그리운 사람이 손 내밀 것 같아요. 얼마 전 <한시로 읽는 우리꽃 이야기> 책을 읽다보니, 다산 정약용은 <산행일기>에 찔레꽃에 대한 글을 남겼더군요. - 온 길에 찔레꽃 눈에 가득 들어오니 산들바람 술통 스쳐 술 향기 풍겨오네- 술은 먹지 못하지만 다산의 산행길에 농익은 꽃의 향기가 술향과 함께 풍겨오는 그 풍경이 떠올라 잠시 눈을 감고 느껴보았습니다. 또 하나 문우들이 써온 시(주제, 부모님)를 읽으며 그들의 시적 감성에 저는 마치 찔레꽃 가시에 찔린 듯 깜짝 놀랐습니다. 좋은 시를 쓰는 재능은 부족해도 좋은 시를 알아보는 눈이라도 있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웠던지.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냐 아니냐, 어떤 기준으로 구별되나요. 언어재능이 먼저일까요. 아님 부단한 쓰기노력이 먼저일까요. 제 생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된 삶의 체험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몸에 새겨진 무늬는 결국 언젠가는 글로 나오는 법이니까요. 어제처럼 오늘도 말랭이마을에서 '잃어버린 마음을 되찾아주는 찔레꽃'과 눈 마주치렵니다. 이왕이면 찔레꽃을 부른 가수들의 노래도 함께 들으면서요.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 배고픈 날 가만히 따먹었다오. / 엄마 엄마 부르며 따먹었다오.(가수 이연실)’ ‘하얀 꽃 찔레꽃 / 순박한 꽃 찔레꽃 / 별처럼 슬픈 찔레꽃 /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 그래서 울었지. / 밤새워 울었지(가수 장사익). 오늘의 시는 신석정 시인의 <저 하늘을 우러러 보는 뜻은>입니다. 봄날의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