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39

2023.5.27 정현종 <여행의 마약>

by 박모니카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광야를 향해서 계곡을 향해서

먼 동이 트는 이른 아침에 도시의 소음 수 많은 사람 빌딩 숲속을 벗어나봐요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 속의 흐르는 물 찾아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가수 조용필씨의 <여행을 떠나요> 노랫말입니다. 아니, 어디로 여행가냐구요? ‘대도시도 아닌 군산을 벗어나고 싶다’ 라고 할 만큼, 어제는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지친 하루였답니다. 지인이 준 부추김치가 차 속에 있었는데 시들해진 모습이 꼭 저 같더라니까요^^ 그래도 이렇게 오똑하게 다시 살아나는 거 보니 아직 쓸만한 사람인가 봅니다~~ ‘우정’에도 남녀의 차이가 있다네요. 나이 들수록 사람관계의 친밀성에 남녀는 뚜렷이 다르다면서 이런 비유를 하더군요. 남자들의 만남은 사냥에서 비롯되고 여자들의 만남은 밭을 가는 일에서 시작되었다고요. 사냥은 한번 끝나면 그다음 목적이 있을 때까지 연락하지 않아도 그런대로 지속되구요, 밭갈이는 끊임없이 이웃과 소통하면서 결실을 맺어가는 것이니 친밀성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말. 타고난 성별이 다르니 우정을 표하는 방법도 다르겠지요. 저도 오늘 지인들과 밭갈이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중년이 되도록 각자 자기 분야에서 성실히 살아가며, 제 고유의 마음 색깔까지도 나눌 줄 아는 지혜로운 벗들입니다. 언제나 고맙고 든든한 우정이지요. 어젠 정말 여름이 온 듯 학생들이 덥다하며 들어오더군요. 아마 주말에 예보된 비 소식 때문에 내려앉은 공기 탓이었던 것 같아요. 오늘부터 내리 연휴 3일. 아쉽게도 책방에 다른 주인장이 있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혹시 책방에서 오월 주말을 즐기고 싶은 분들께 공간도 내드려요. 무거운 발걸음 가지고 오셔도 책방앞 정원, 무성하게 자라나는 팽나무 잎자락만 보아도 금새 마음이 하늘로 날아갈 것예요. ‘낭만 romantic’을 즐기려면 익숙한 것에 ‘새로움’을 더해야 하는 일이죠. 누구든지 환영하니 오셔서 다방커피도 마시고 책방공기도 나누세요. 오늘은 정현종시인의 <여행의 마약>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여행의 마약 – 정현종


여행을 가면

가는 곳마다 거기서

나는 사라졌느니,

얼마나 많은 나는

여행지에서 가라졌느냐

거기 풍경의 마약

집들과 골목의 마약

다른 하늘의 마약

그 낯선 시간과 공간

그 모든 처음의 마약에 취해

나는 사라졌느냐

얼마나 많은 나는

그 첫사랑 속으로

사라졌느냐

5.27제주여행1.jpg 많던 딸기꽃은 어디로 여행갔는지,, 한송이 남았네요.
5.27제주여행2.jpg 텃밭에 찾아온 초 여름선물
5.27제주여행3.jpg 감자알을 토실하게 하려면 꽃을 다 따야한다고... 으음 슬프죠... 흰나비 놀이마당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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