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어둠속이어서 그랬을까요. 비소리에 눈을 뜨니 아직도 깊은 새벽이더군요. 문득 왜 비는 소리를 낼까 하는 유치한 생각이 들었답니다. 어느 시인이 말했는데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지나간 옛일을 사랑하는 맘을 가진 사람이라구요. 비를 맞길 좋아하는 사람은 제 몸으로 그리움의 파도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라구요. 이런 사람이 시인이겠구나 생각했지요. 몇 분 동안 유리창에 얼굴을 마주하고 비가 전하는 소리를 말로 전해 들었습니다. 오늘도 말랭이 마을 어른들 동네글방이 있어서 일찍 출근하는데요, 지난주 특별체험활동으로 롯데리아에 가서 ‘키오스크로 주문하기’를 배운 이야기를 기사로 보냈더니, 오마이뉴스가 1면에 올려주었더군요. 말랭이 마을이 제게 쓸 거리를 무한정 제공해주는 일상이 재밌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시와 그림책을 만나며 당신들의 공부 열정들이 쏟아질까 궁금해집니다. 매일 글을 써서 그런지 시간이 왜 이리 빨리 갈까 싶어요. 벌써 유월의 마지막 주간이군요. 어제 밤도 학원의 학부모들에게 보내는 ‘7월을 맞이하는 편지’ 속에 어느 시인이 노래한 ‘7월’ 이란 시를 들려드렸습니다. 먼 훗날 제가 학원을 하지 않을 때도 ‘아, 매달 보내는 편지와 시를 보냈던 선생님’이란 말이 듣고 싶어집니다. 일기예보상, 오늘부터 장마가 시작된다 하네요. 자연 현상 그 어떤 것도 이롭지 않은 것이 없다 하지만 장마를 만나면 ‘지리한’ ‘습습한’ ‘눅눅한’이란 형용사를 먼저 내세우니 섭섭할 것 같아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장마 덕분에 여름 작물 열매들이 장성한 청년의 모습으로 번성하고 태양 빛의 위대함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니 세상에 무용지물(無用之物)이 없다는 말, 참말입니다. 어제 만난 사진작가(유기종작가)와의 대화 중,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요 물으니 ‘잘 찍어야지 해서 찍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생기는 ’느낌(feeing)’으로 찍으면 잘 찍혀집니다.‘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오늘 당신과 저의 일상이 이성보다는 감정기제가 가득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