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83

2023.7.10 이오덕 <7월>

by 박모니카

어느 해인가, 봄꽃으로 매화, 복숭아꽃, 살구꽃, 벚꽃 등의 꽃잎들만 모아서 세세히 비교한 적이 있지요. 언뜻보면 나무껍질, 자라는 나무모습, 꽃피는 시기 등도 비슷해서 헷갈려서요. 시댁 과수원의 주종은 복숭아인데요, 최근 2-3년 사이엔 가능하면 꽃이 필 때 가서 사진으로 찍었다가 열매 맺을 때와 비교해보곤 하죠. 올봄에도 꽃사진 찍는데 가지당 꽃 수를 조절해주어야 더 큰 열매가 생긴다고 해서 꽃들을 왕창 땄던 기억이 있네요. 남은 꽃이 어떻게 열매로 변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명색이 과수원집 며느리인데 가게에서 사 먹을까요...복숭아부터 논농사 벼 베기까지 계속해서 수확을 하며 ’올해는 어떨까‘를 근심 걱정하는 시동생에게 ’고생하네. 몸 챙겨가며 일해요‘라는 격려도 할 겸 과수원을 찾았죠. 이제는 익숙했던 마을 어른들의 모습이 안보여요. 어제도 다문화가족 여성 두분이 오셔서 복숭아 크기 선별기 앞에서 일하셨어요. 나무에서 직접 따 온 걸로 시식도 하구요, 지금 나오는 것은 크기는 작지만 공판장에서 잘 나가는 종 이라는 설명도 듣구요. 두어그루 심었다며 체리나무에서 체리도 따서 먹었네요. 처음 시댁에 갔을 때 ’과수원’ 이라는 세 글자 속에 얼마나 많은 노동과 땀이 들어있을지 가늠도 못했는데, 아마도 제 딸 역시 받아든 과일 속에 수많은 노동의 땀방울이 들어 있는걸 잘 모를거예요. 그것까지 헤아리며 먹자니 복숭아의 당도계측기가 순식간에 zero로 내려갈 것 같아서 굳이 꼬집어 말하지 않았답니다. ^^ 또다시 찾아온 월요일, 축 늘어진 회색하늘의 표정이 혹시 천둥번개라도 치려는지 심술이 가득합니다. 비 오면 다 익은 복숭아 수확도 힘드는데...

오늘은 이오덕 시인의 <7월>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7월 - 이오덕


앵두나무 밑에 모이던 아이들이

살구나무 그늘로 옮겨가면

누우렇던 보리들이 다 거둬지고

모내기도 끝나 다시 젊어지는 산과 들

진초록 땅 위에 태양은 타오르고

물씬물씬 숨을 쉬며 푸나무는 자란다

뻐꾸기야, 네 소리에도 싫증이 났다

수다스런 꾀꼬리야, 너도 멀리 가거라

봇도랑 물소리 따라 우리들 김매기 노래

구슬프게 또 우렁차게 울려라

길솟는 담배밭 옥수수밭에 땀을 뿌려라


아, 칠월은 버드나무 그늘에서 찐 감자를 먹는,

복숭아를 따며 하늘을 쳐다보는

칠월은 다시 목이 타는 가뭄과 싸우고

지루한 장마를 견디고 태풍과 홍수를 이겨내어야 하는

칠월은 우리들 땀과 노래 속에 흘러가라

칠월은 싱싱한 열매와 푸르름 속에 살아가라

7.10복숭아1.jpg
7.10복숭아2.jpg 체리
7.10복숭아3.jpg 복숭아선별기에서 또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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