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7.15 정재삼 <빗소리에 묻은 생각>
군산(1일 강수량 역대 1위, 430m)을 비롯, 전국적으로 장맛비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특히 농작물을 다 집어삼킨 영상을 보니 작으나마 제 텃밭도 생각나네요. 자연이 하는 일을 어찌하겠는가 싶어 다음 글로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리지만 말로는 무엇을 못할까,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노자 도덕경 제23장에 나오는 첫 연입니다. ‘希言自然 故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희언자연 고표풍부종조 취우부종일) - 들리지 않게 말하는 것이 자연이라. 고로 몰아치는 회오리 바람도 아침나절을 넘지 못하고 퍼붓는 소나기도 하루 종일 내리지 못하리.- 인간의 의지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을 만났을 때 몇 번 읊조리면 저절로 위로가 되는 고언(古言)입니다. 지금의 장마비 피해를 보면 이런 문구가 무슨 소용이냐, 야속하기만 하지요. 그러나 마음이 첨단으로 몰려 위태로울수록 ’내 탓이 아니야. 난 정말 열심히 살고 있어.‘라고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줘야 또 살아갑니다. 그래야 타인의 어려움을 보고 그냥 지나치는 무심함에서 돌아서서 함께 잘 살고 싶어집니다. 주변에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 있는지 세심히 마음을 주는 눈길이면 좋겠습니다. 주말도 내내 비 소식으로 마음이 천근만근 일텐데요. 농촌과 상가의 피해도 큰일이지만 도심 내 도로, 상황 많은 곳이 위험스러워 보였어요. 특히 도로 위 맨홀이 갑자기 솟아올라오는 모습, 산길 호수길 가까이로 무너지는 흙무리. 하여튼 경계하고 또 경계하는 시간이어야겠습니다. 오늘은 정재삼시인의 <빗소리에 묻은 생각>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빗소리에 묻은 생각 - 정재삼
비오는 날 오후
빗물 소리를 듣고
잊었던 옛 추억을 생각합니다
그해 장마비가
빗줄기가 서서 걸어서
마구 퍼부어
논밭이 할퀴고 뜯기어
내가 섰던 땅의 울음소리 듣습니다
비야,
올해는 제발
장대비로 걸어서 오지 마오
수마라는 말도 지어내지 말아주오
모든 이의 가슴으로 노래하는
푸르게, 푸르게
빗물소리 낭만으로만 들려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