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106

2023.8.2 구양순 두보 소동파의 <매미를 노래하다>

by 박모니카

등나무 아래 앉아 시원한 냉커피와 짝을 이루는 여름피서법, ’매미울음즐기기‘라고 말한다면 특이하다고 하실까요. 산새소리와 달리 우리의 귀는 매미소리에는 인색하지요. 그런데 모두 아시는 상식이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매미소리를 내는 성충모습은 그의 일생 중 10%가 되지 않는 기간, 약 2주간 정도입니다. 나무껍집에 남겨진 매미 알이 애벌레, 유충 시기로 땅속에서 무려 10여 년 정도 살다가 나무 위로 올라오니까요. 매미가 여름곤충 같지만 어찌보면 여름의 절정을 알리는 신호이자 여름의 끝,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신령스런 생물입니다. 빛으로 둘러싼 세상을 향한 그의 몸부림이 얼마나 애절하면 목 터지게 부르다 부르다 죽음으로 우리 곁에 남을까요, 작년에도 책방 문 앞에 떨어진 매미의 날개가 파르르 떨리던 일이 생각나네요. 그래서 올여름, 폭염 속 매미의 몸부림을 귀담아 보기로 했습니다. 마음을 바꾸니, 갑자기 온몸이 시원해지는 거예요. 마치 제가 즐기는 사우나의 열기나, 전자파 의료기의 떨림이 온몸에 퍼지며 치료해 주듯이요. 매미에 대한 이런 저런 상식을 읽어가는데, ’매미의 5덕(五德)‘이라는 말이 있네요. 임금이나 문무백관이 쓰던 모자의 옆으로 달린 날개가 매미의 날개랍니다. 매미의 5덕 정신을 닮아 어질고 청렴결백하게 나라를 다스리라는 뜻이겠지요.

한번 들어보세요. <매미의 五德>

1- 文문덕: 머리가 선비의 冠(관)을 닮아 학문의 덕.

2- 淸청덕: 이슬만 먹고 사는 맑은 덕

3- 廉렴덕: 곡식과 채소를 해치지 않아 마음이 청렴(淸廉)하다

4- 儉검덕: 집을 짓지 않아 허식없이 검소하다

5- 信신덕: 때를 보아 떠날 줄 아는 신의의 덕이다


오랜만에 매미를 읊은 옛 한시도 찾아보며, 폭탄 같은 더위를 피해 도심 공원 속으로 들어가봅니다. 어디에 매미가 붙어있을까 두리번거리지만 약한 제 시력 탓에, 또 아직은 매미도 제 할 일이 많은 듯 곁을 주지 않아서, 오랫동안 귀동냥으로만 친구하고 왔습니다. 오늘은 중국 당송시대의 유명한 시인들의 한시(漢詩) 세 편을 들려드려요. 구양순의 <鳴蟬賦명선부-매미 울음을 시로 짓다>와 두보의 <夏日李公見訪하일이공견방- 여름 날 이공께서 왕림하시다>, 소동파의 <阮郎歸(완랑귀) 사패>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鳴蟬賦(명선부) 매미 울음을 시로 짓다 - 歐陽修(구양순, 송나라의 시인)


嘒嘒非管(혜혜비관) 맴맴 피리는 아니고

泠泠若弦(영령약현) 링링 현악기 소리다

裂方號而復咽(열방호이부열) 찢기는 듯 부르짖다 또 다시 흐느껴

淒欲斷而還連(처욕단이환련) 처량함이 끊길 듯하다 다시 이어진다

吐孤韻以難律(토고운이난률) 외론 정취를 토하나 운율은 난해하고

含五音之自然(함오음지자연) 오음을 머금어도 자연스럽기만 하다


夏日李公見訪(하일이공견방) 여름 날 이공께서 왕림하시니 - 杜甫(당나라의 시인)


清風左右至(청풍좌우지) 맑은 바람 불어 좌우로 이르니

客意已驚秋(객의이경추) 나그네 심정 가을인가 놀랜다

巢多衆鳥鬥(소다중조투) 새집은 많아도 뭇 새가 다투고

葉密鳴蟬稠(엽밀명선조) 촘촘한 잎에 많은 매미가 운다


阮郎歸(완랑귀) 사패 - 蘇東坡(소동파, 송나라의 시인)


綠槐高柳咽新蟬(녹괴고류열신선) 초록 홰나무 높은 버들에 매미가 울기 시작하고

薰風初入弦(훈풍초입현) 훈훈한 초여름 바람이 막 거문고 줄에 파고든다

碧紗窗下洗沉煙(벽사창하세침연) 푸른 깁창 아래 침향 연기 씻어주는데

棋聲驚晝眠(기성경주면) 바둑 소리에 낮잠을 자다 소스라친다


8.2매미소리.jpg 사진출처, 지인 함작가의 숲길
8.2매미소리1.jpg 사진출처, 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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