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듯 길었던 여름휴가가 끝났네요. 오늘부터는 반쯤 누워 책보고 글쓰던 시간을 절반이상 접어두고 허리를 곧추세우며 긴장으로 채워지는 생업현장으로 돌아갑니다. 비록 군산을 멀리 떠난 적이 없는 휴가였지만 지난 며칠동안 소소한 일상을 새콤달콤하게 , 짧막한 일탈여행으로 여름휴가에 수를 놓았습니다. 때론 가족과, 때론 지인과 또 때론 혼자서 즐겼던 생계현장 밖의 시간들. 물리적 정신적 공간 일탈은 여름 한낮, 짧게 쏟아지는 시원한 소나기 같았지요. 그래서 그런지 오늘 새벽공기는 밤 더위에 덜 물든 것같이 맑게 느껴지네요. 어제도 벗과 함께 전나무 숲길도 걷고 개울가에 발도 담그고 시원한 오디차에 진빵도 먹고 놀았네요. 살아가면서 만남들의 모습은 보통, 가족, 친구(벗), 동료, 지인이라는 표현이 일반적이죠. 여기에 저는 책방손님이라는 만남이 또 하나의 밴드를 형성했구요. 그런데 나이 들어가면서 가장 편한 만남은 누가 뭐래도 ’친구(벗)‘인 듯 합니다. 특별한 목적 없이도 그냥 만나서 맘이 편한 사이, 불편한 감정이 있어도 ’웃겨 정말‘ 하고 지나가는 사이, 내 집 열쇠를 맘대로 따고 들어와도 오히려 반가운 사이. 저는 그런 친구가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그런데요, 더 신기한 것은 이런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책방의 손님들도 있구요, 학원의 학생들도 어느새 그런 친구로 앉아있는 거예요. 어제 만난 고등 1학년 남학생은 초등학생 때부터 만났는데요, 제 사무실의 물건들 위치까지도 알 정도랍니다. 대학진학과 이런저런 고민을 나누다 학생에게 제가 말하길, ’00아 네가 꼭 내 친구 같다. 네가 어른이 된 건지, 내가 학생이 된 건지 알 수 없네‘ 라구요. 한 순간을 만나도 만날 인연이라 만났다는 말을 하지요. 그 속에 들어있는 시간의 축적은 그 인연을 깊게도 넓게도 만드는 일등공신입니다. 오늘 가장 먼저 만날 인연들, 제 학생들에게 여름 태양 빛보다 더 밝고 화사한 웃음으로 환대하렵니다. 너무 덥다고 도망갈까요^^ 도망 못 가게 시원한 젤리뽀라도 준비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