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의 기억은 처음과 마지막에 더 생생할까요. 시 하나를 외워도 언제나 처음과 마지막 연에 있는 구절이 먼저 외워지고, 옛일을 추억할때도 언제나 ‘처음과 마지막’ 그 무엇은 잊혀지지 않고 떠오르죠. 아마도 뇌의 운영시스템이 그렇게 되어 있나봐요. 마치 수의 세상에서 숫자 0과 1의 조합만을 중시하는 디지털 세상처럼요. 저도 그런 모태적 본능에 따라 어제도 7월의 마지막을 담고자 벗들과 드라이브를 했지요. 특별한 목적 없이도 잘 뭉치는 벗들이라 어딜가나, 무엇을 먹으나 재밌는 나들이였답니다. 심지어 하루가 몇 년씩 지나는 것 같다는 푸념까지도 즐겁고요. 얼굴에 주름 한 줄 더 생기는 이치를 거역하지 않고 맛있는 수다를 떨었습니다. 사실 저는 어제까지 반드시 써야 할 글들을 밤새워 쓰고 떠난 나들이였죠. 글을 쓸 때마다 느끼지만 전업작가들의 엉덩이 근육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답니다. 글 한편 쓰는 것만으로도 손부터 발까지 온 신경 세워지는데, ‘진짜 작가‘들이 글을 쓸 때는 아마도 그 곁에 잡초하나 자라지 못할 것 같은, ’지독함‘으로 매정할거예요. 그러니 저는 시켜준다해도 ’진짜 작가‘가 되긴 싫어요. 이렇게 일기처럼 사소한 수다를 쓰는 책방지기가 더 좋으니까요.^^
팔월의 첫날입니다. ’처음‘에 방점을 찍고 일정표에 기록을 합니다. 오늘 만날 첫 인연은 아침 사우나를 가자는 ’엄마와 딸‘이 기다리고 있군요. 그래서 새벽까지 마무리 할 어떤 일이 있어서 어젯밤 말랭이마을을 한바퀴 돌며 ’보름으로 가는 달’의 마지막 미소와 눈빛도 주고 받았답니다. 만월(滿月)을 혼자보기 아까워 사진 찍어서 몇몇 지인들에게도 보내며 아름다운 7월의 마지막 보름달을 구경하게 했지요. 이제 저 멀리 밝아오는 아침 빛을 두 팔 벌려 받아봅니다. ’또 다시 시작해보자. 아~~자자자자‘ 오늘도 폭염이라는 예보가 있어요. 도심에서의 피서지로 대형 쇼핑몰이 인기라는데요, 더 좋은 피서지는 ’시립도서관‘이 아닌가 해요. 군산도 좋고 여행처럼 가까운 타 지역 도서관으로의 책여행은 어떤가요. 책방지기는 오늘도 책방 안 지키고 어디론가 나들이 갈 듯 합니다.. 하지만 저를 대신해서 책방 앞에는 ’시 바구니‘가 있으니 혹시 오신다면 시 한수 뽑아서 읽어보세요. 제 마음이예요. 오늘의 시는 박종영시인의 <팔월의 준비는>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