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109

2023.8.5 박노해 <진실>

by 박모니카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 일명 새만금 잼버리 대회(8.1-8.12)이 시작되었죠. 어제까지 이 대회에 대한 대부분의 뉴스는 소위 ’대한민국 사기대회, 난민캠프‘라는 부제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5년 전 이 대회가 새만금에 유치하게 되었다고 전북의 도지사가 환호하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런데 이 잼보리가 대한민국과 무관하게 단지 전북지역에서만 주관하는 국제행사인가요. 전북에 사는 저로서는 참으로 유감스럽고 슬프기만 합니다. 개최지로 결정된 이후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세계의 수많은 어린학생들을 초대한 주인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요. 나라의 리더라는 대통령을 비롯한 중앙정부의 관계자들은 전북지역인의 무능이라고 탓하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오죽 날이 덥습니까. 이러다가 무슨 큰일이 날 것 같아 두렵기까지 합니다. 말이 45000여명이지, 그 많은 사람들이 벌거숭이 들판에 천막하나만 의지하고 탐험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무모하지요. 도대체 그놈의 새만금이 무엇이길래, 30년이 넘도록 망령처럼 우리 곁에 머물면서, 이제는 세계의 청소년들까지 이 황망한 그물로 끌어들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새만금 지역근처에 사는 저, 지난 5년동안 무엇을 준비하고 있었는지 모를만큼 국제행사를 주관하는 모체를 알 수 없었습니다. 드디어 어젯밤 뉴스에서는, 영국을 비롯한 몇몇나라의 청소년들이 새만금 야영장을 철수하는 사태에 이르렀더군요, 어떤 손해를 보더라도 더 큰 희생이 있기 전에 이 대회를 취소하는 것이 맞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이 대회장 바로 곁에 있는 해창갯벌에서 해마다 갯벌을 그리워하는 장승세우기를 위해 수고하는 지인들을 찾아갑니다. 가능하면 잼버리 행사장에도 가볼까 하구요. 마음 같아서는 날씨라도 선선하고 청소년들의 의식주만 상쾌할 수 있다면 단 몇 팀이라도 새만금 야영지 주변의 아름다운 서해풍경과 갯벌과 환경문제 및 장승행사에 대한 이야기라도 전해주고 싶은데... 모쪼록 이 행사에서 어린청소년들이 즐거운 추억은 못가져 간다 해도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기를 기도할 뿐이예요. 오늘은 박노해시인의 <진실>입니다. 봄날의산책 모니카.


진실 - 박노해


큰 사람이 되고자 까치발 서지 않았지

키 큰 나무숲을 걷다 보니 내 키가 커졌지


행복을 찾아서 길을 걷지 않았지

옳은 길을 걷다 보니 행복이 깃들었지

사랑을 구하려고 두리번거리지 않았지

사랑으로 살다 보니 사랑이 찾아왔지


좋은 시를 쓰려고 고뇌하지 않았지

시대를 고뇌하다 보니 시가 울려왔지


가슴 뛰는 삶을 찾아 헤매지 않았지

가슴 아픈 이들과 함께하니 가슴이 떨려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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