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8.7 황의성 <8월의 시>
새만금 해창갯벌(지금은 매립지)에서 장승제가 어제 있었어요. 바다를 육지로 만들자는 개발구호가 나온지 30년, 바다는 바다로 남겨두어야 한다는 개발반대 운동 중 ’삼보일배‘를 시작한지 20년이 되었습니다. 이 운동의 실제 주인공 문규현 신부님을 비롯한 그의 형 문정현 신부님과 불교계 환경운동가들, 최근에는 영화 <수라>의 매니아들까지, 많은 사람이 오셔서 천도제를 진행하더군요.
“삼보일배, 어디 그게 사람이 할 짓이요? 사람이 할 짓은 아니지. 사람이 할 짓을 안하니까 거기에 반해서 하는거 아닙니까. 내 동생 골병 다 들었어요. 지팡이 없이 아무것도 못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고생이 헛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오늘 여러분이 모인 것입니다. 이제 곧 갯벌은 살아나리라고 믿습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하고 계시는 문정현 신부님의 행사 인사말씀입니다. 행사장 위에서 ’에어쇼‘를 한다고 난리법석떠는 전투기의 소음보다고 신부님의 말씀 한마디가 창공을 가르는 시원한 물줄기 였습니다. 이분들은 왜 평생을 이렇게 힘든 삶의현장에서 살아갈까요.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러나 우린 가까이 보고 있습니다. 내 삶의 행복을 위한 시스템을 대신 만들어 달라고 뽑아놓은 리더자들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내 삶의 현장이 하루아침에 바꿔진다는 사실을요. 새만금이 이제는 바다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었지요. 그럼 지금부터라도 다시 생각해서 정말 인간에게 유용한 시스템으로 작동시키면 됩니다. 하나 남은 수라갯벌 지키구요, 해수유통으로 저서생물들과 철새들의 보금자리 만들구요, 그래도 남은 땅이 가히 상상도 못할정도로 넓거든요. 아마도 제 생애, 또 제 자녀들의 생애가 다 지나도록 지금 정치꾼들이 바라는 초 현대세상은 이루지 못할거예요. 하여튼 20년 넘도록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위해서 변함없이 환경운동을 하는 모든 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혹시나 여러분께서도 궁금하시면 ’부안군 해창갯벌 장승제‘라는 검색어로 소식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어제도 8개의 장승을 세우면서, 바로 건너편 잼버리에 온 세계각국의 사람들의 안녕을 함께 기도했답니다. 어젯밤 소나기로 기온이 다소 내려간듯해요. 잠깐씩 문 두드리는 소낙비가 오면 더위로 벌어진 마음이 해갈되도록 얼른 그 비를 온전히 받아두세요.
오늘은 황의성 시인의 <8월의 시>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8월의 시 – 황의성
8월은 빈의자
지친그대
편히 쉬어라
그리고 사유하라
이 멋진 세상에
남기고 갈 것과
챙기고 갈 것이
무엇인지를
사랑했더뇨
이제는 사람의 못을 벗고
그대 스스로 그 사랑이 될지니
증오했더뇨
이제는 증오의 옷을 벗고
그대 스스로 그 증오가 될지니
욕망했더뇨
이제는 욕망의 못을 벗고
그대 스스로 그 요강이 될지니
태양처럼
불 타 보아라
바다처럼
부숴저 보아라
인생이란
스스로를 불태워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촛불이지니
산다는 건
순결한 기도 였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