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130

2023.8.26 최백호 <책>

by 박모니카

“나이 들어보니 그때는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것들이 잃어버린 게 아니었습니다. 지나간 사랑, 청춘, 낭만, 사람 모두 내 마음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가수 인생 47년, 어느새 70대가 되었네요. 청춘 그 자체가 낭만인 걸 그때는 몰랐어요. 이제 슬슬 시작이죠” 최근 첫 에세이 <읽어버린 것에 대하여>를 펴낸 가수인생 47년의 최백호씨의 글입니다. 노래 ‘낭만에 대하여’를 듣고 있는데 자동으로 연결고리를 만들어준 컴 덕분에 그의 에세이가 나온 줄을 알았네요. 운명같은 가수의 길을 걷고 있다는 그의 말을 듣다보니, ‘나에게 운명(運命)같은 삶이란?’이란 생각이 불쑥 나오는군요.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잘 모르겠네요. 아마도 ‘운명’이란 말은 그 크기가 엄청난 파도처럼 밀려오는 듯해서 평범한 저는 감당할 수 없나 봅니다. 아니면 다가온 운명을 느끼지 못할 만큼 무감각으로 살고 있는지도 모르구요. 어느 쪽이든 중요한 건 지금의 제 모습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의 모든 시간도 운명, 만나는 사람도 운명, 가는 곳도 운명, 먹을 것도 운명... 내게 온 모든 일이 운명이라고 받아들이면 마음의 문이 더 여유롭게 열릴 것 같아요. 태풍으로 폭염으로 힘겨웠던 8월의 마지막 주말이네요. 당신이 찾고 있는 운명의 신은 어디에 있을까요. 아주 가까이에 있다면 얼른 손을 잡아주세요. 오늘은 음유시인 최백호씨의 새 노래 가사 <책>을 들려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책 – 최백호(1950-현, 부산출생)


책을 읽으면 머리카락 몇 올이 돋아나는 것 같아

아주 큰 무엇은 아니고 딱 그만큼만

아주 작은 그만큼만

그래도 옷에 묻은 흙을 털고

신발 끈을 조여매는 힘은 생기지


노래도 그래

먼 기적소리처럼

가슴 뛰던 젊은 날의 울림은 아냐

그냥 헌 모자 하나 덮어쓰고

바다가 보이는 언덕으로 가고 싶은 정도이지

책을 읽으며 노래를 들으며 아직은 눈물 흔적 지우고 살아

내가 그래

당신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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