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133

2023.8.29 나태주 <풀꽃 1 2 3>

by 박모니카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누구의 시인지 아시지요. 나태주 시인의 <풀꽃1>입니다.


어제 말랭이글방 어머님들과 현장 체험용 야외수업을 했지요. 말이 수업이지 사실 콧바람 꽃바람 쐬러 간 거예요.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장항 맥문동꽃길. 가을이 왔다해도 한낮에는 여전히 땡볕으로 땀이 범벅이라는 어른들을 모시고 다녀왔어요. 때마침 이슬비가 내리니, 꽃과 나무, 본연의 색들이 살아난 산책길은 어른들의 맘을 연신 들었다 놨다 하더군요. 뒤쫓아가며, 앞서가며 그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드리기 바빴지만, 먼 훗날 말하겠지요. ’언제 또 이런 시절이 있었구나. 이분들은 잘 지내실까.‘ 가장 연장자(87세) 어머님께서 가장 씩씩하게 걷는 것 만해도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걷다 만난 시가 <풀꽃1>이었어요. 서천의 자랑 나태주 시인의 시비를 꽃길에 놓을 만하지요. 그보다 더 신기한 것은 말랭이 어머님들이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 시를 낭독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는 거예요.


“뭔시가 이렇게 짧은가. 참 쉽고 좋네. 한번 읽어보까”


한사람이 읽으니 또 다른 분이 읽고, 모두가 눈여겨 낭독소리를 들으며 맘속으로 함께 읽고...

동네글방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그냥 지나치거나, 소리내는데 분명 주저했거나 하지 않았을까요. 아는 것이 힘이라고, 당신들도 배웠다고 힘 자랑을 하셨습니다. 나태주시인의 약력을 간단히 말씀드렸더니, 연배가 비슷한 분이라고 더 친근감이 생긴다고 하셨어요. 기회가 된다면 이 시인도 말랭이에 초청해서 마을 분들과 인사하며 시를 낭독하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요. 어제도 정말이지 정신없다는 소릴 들을만큼 바빴는데, 오늘은 또 어떨지. 계획대로 살아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분명한 것은 살아낸 하루를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오늘은 나태주 시인의 풀꽃 시리즈 <풀꽃 1,2,3>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풀꽃 3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8.28말랭이맥문동답사2.jpg 이 아름다운 꽃길위에서 10명의 마을어른들 웃음꽃도 함께 피어났어요
8.29말랭이맥문동2.jpg 나태주시인의 시를 낭독하며 경청하는 글방어머님들
8.29말랭이맥문동3.jpg 생전처음 꽃길을 걷는다는 어머님1
8.29말랭이맥문동4.jpg 생전처음 꽃길을 걷는다는 어머님2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다시봄날편지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