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150

2023.9.15 양광모 <가을날의 묵상>

by 박모니카

’맨발걷기‘의 효용성에 대한 영상들을 보다가, 최근 군산시에서도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토 산책길을 건의한 시정을 들었습니다. 거국적으로 야당대표의 단식부터, 지역의 시의원들의 정책제안에 이르기까지 매일 쏟아지는 정치인들의 이야기. 우리의 삶이 결코 정치와 무관할 수 없고 모른체 해서도 안되지요. ’대의 민주주의‘인 나라에서 우리가 뽑은 의원들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격려하고 감시하는 일. 그것이 유권자의 지당한 권리니까요. 작은 일 같지만 지역시민들의 건강을 위해서 작은 황토길 하나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는 어느 시 의원의 맘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군산에는 걷고 싶은 산책들이 참 많구요, 이왕이면 일정구간 맨발로 걸을 때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길 하나 정도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니까요. 꼭 좋은 결과가 있길 희망합니다. 며칠째 내리는 이 비가 가을걷이에 좋은 비인지 어쩐지 모르겠군요. 어젠 여러 가지 일이 쌓여서 귀가 길, 밤비를 맞아볼까 싶은 맘이 들 정도였지만 누가 보면 ’저 여자 미쳤나‘할까봐 그것도 맘대로 못하겠더군요.^^ 오늘은 책방에 올 지인께서 김치수제비를 함께 먹자고 하시네요. 비가오는 날엔 뭐니뭐니 해도 수제비나 칼국수, 그것도 시원한 김치 수제비라니, 이 무거운 새벽비 장벽에 기대어 있는 제게 시원 칼칼한 국물 한 사발 들이키니 벌써부터 맘이 셀렙니다. 그래서 ’사람만이 희망이다‘라고 하나봅니다.

양광모시인의 <가을날의 묵상>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가을날의 묵상 –양광모

뉘우침으로

얼굴 붉어진 단풍잎처럼

뉘우침으로

목까지 빨개진 저녁 노을처럼

가을은 조금

부끄럽게 살 일이다


지나간 봄날은

꽃보다 아름다웠고


지나간 여름날은

태양보다 뜨거웠으리

그럼에도 뉘우칠

허물 하나 없이 살아온 삶이라면

또 얼마나 부끄러운 죄인가


믿으며, 가을은

허물 한 잎 한 잎 모두 벗어 버리고

기쁜듯 부끄럽게 살 일이다.

이윽고 다가올 순백의 계절,

알몸으로도 거리낌없이

부끄러운듯 기쁘게 맞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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