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157

2023.9.22 홍관희 <홀로 무엇을 하리>

by 박모니카

새벽6시, 전주KBS방송국으로 향했습니다. 어느날 방송국 담당자들이 말랭이마을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하더군요. 물론 좋다고 하고 마을 어른들께 전했죠. 입주작가 2년차 이지만 그동안 말랭이마을의 향토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방문객들의 호기심도 늘었지요. 방송결정 후부터 제 일이 엄청 늘어나서 조금 힘들었습니다. 계속해서 할 일이 생기고 저는 책임지고 해야된다고 생각하구요. 어젯밤 늦게까지 방송국에서 준 대사 원고를 자연스럽게 말씀하시도록 나름 지도했어요. 8시 25분부터 시작되는 생방송. 7시까지 오면 뽀샤샤하게 분장도 해준다 하고, 리허설도 해보자 하니, 방송국 일정에 따라야했지요. 저의 아침은 편지로서 시작, 잠시 짬을 내어 이 글을 씁니다. 무려 1시간 이상의 생방송에 어머님 두분은 긴강하신 듯 보이지만, 막상 큐 싸인 들어가면 말씀도 잘 하실거예요. 제가 뒷자리에 앉아서 두분이 말씀하실 대목도 중간중간 확인하며, 오늘 방송 잘 마치고 가겠습니다. 오늘 한 분께서 발표하실 시 대목에 이런 표현이 있어요. ‘나도 대단한 사람이 되었네’라구요. 티브에 나오는 것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오랫동안 추억될 오늘의 방송으로 당신들께서 행복하시기를 바랄뿐입니다. 혹여나 오늘 아침시간 되시는 분들은 ‘전주 KBS아침마당(8:25-9:30)’을 시청해주세요. 사실 고백하자면, 저는 오로지 자고 싶을뿐입니다... 오늘은 홍관희 시인의 <홀로 무엇을 하리>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홀로 무엇을 하리 – 홍관희(1959-현, 광주출생)

이 세상에 저 홀로 자랑스러운 거

무어 있으리

이 세상에 저 홀로 반짝이는 거

무어 있으리

흔들리는 풀잎 하나

저 홀로 움직이는 게 아니고

서있는 돌멩이 하나

저 홀로 서있는 게 아니다


멀리 있는 그대여


행여

그대 홀로 이 세상에 서있다고 생각하거든

행여

그대 홀로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우리 함께 어린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자

밥그릇 속의 밥알 하나

저 홀로 우리의 양식이 될 수 없고

사랑하는 대상도 없이

저 홀로 아름다운 사람 있을 수 없듯

그대의 꿈이 뿌리 뻗은 이 세상에

저 홀로 반짝이며 살아있는 건

아무것도 있을 수 없나니.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다시봄날편지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