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159

2023.9.24 고은 <가을편지>

by 박모니카

‘가을이 깊어간다‘는 표현이 자주 오고가는 때입니다. 갑자기 ’가을‘의 어원이 궁금해서 검색해보네요. '추수(秋收)'한다는 옛말이 '가슬한다', '가실한다'라고 하는군요. 즉, 한여름 태양의 열기와 태풍의 쓰라림을 이겨낸 작물들이 수확의 기쁨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계절이 가을입니다. 어젠 다가오는 추석을 맞아 인사드릴 분들을 생각하고 이런저런 메모를 하면서 다시한번 사람 사이에서도 수확의 결실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생각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사를 차리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도 있지요^^ 노트북 한번 열지 않고 온전히 주말을 친구랑 놀다가 책방주인으로 양심에 걸려 책방을 잠시 문을 열었더니, 운좋게도 한 부부가 오셔서 제가 아끼는 류시화와 윤동주시집을 고르시더군요. 두 분다 지성적인 면모가 우러나오는 모습, 마을에 이런 책방이 있다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일이라는 격려도 받았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지요. 내년에는 ’여름날의 산책‘ ’가을날의 산책‘ ’겨울날의 산책‘이라는 이름으로 책방 분점을 내볼까?? ~~ 이런 생각을 하는 저를 보고, 어떤이는 ’미쳤어‘, 또 어떤이는 ’진짜 할 것 같은데‘ 라는 말을 할 것입니다. 가을의 모습이 어떻게 깊어갈지 모르는데 앞으로 다가올 제 삶의 모습을 어찌 가늠할까요. 깊어질지, 넓어질지. 아님 멈춰설지... 그래서 가을에 대한 가요 몇 곡을 듣다가 잠이 들었답니다. 오늘은 고은 시인의 <가을편지>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가을편지 – 고은(1933-현, 군산출생)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헤매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 것을 헤매인 마음

보내 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책방뒤 넝쿨에서 피어난 빨강꽃..이름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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