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167

2023.10.2 김초혜 <사랑굿1>

by 박모니카

연휴인 오늘도 아침부터 고등부 수업이 있네요. 하지만 시험을 볼 학생들보다는 자유로운 휴일이겠지요^^ 휴일이 길다 보면 요일 개념이 사라지죠. 놓치는 시간을 까먹지 않으려고 일정표를 보고 할 일을 확인하다 보니 왠지 시간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어쨌든 또 하루의 연휴를 알차게 보내려는 제 맘을 알고 머릿속으로 별의별 생각들이 회오리칩니다. 어제는 친구와 점심 나들이로 김제에 있는 조정래작가 문학관을 다녀왔어요. 순천사람 조작가의 작품세계를 담은 김제시. 아시다시피 <태백산맥> 이후 두 번째 장편소설 <아리랑>의 주요무대는 전라북도 김제 지평선 들판이죠. 일제식민지 시대의 이야기니 쌀수탈 항구였던 우리 군산도 소설속 무대입니다. 조정래작가의 대하소설 3종 시리즈 중 첫째인 <태백산맥>은 대학 때, 두 번째 <아리랑>은 대학 이후에 발표되자마자 읽었었죠. 두 시리즈 모두 10권 이상의 거대한 분량인데도 얼마나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엮어냈는지, 한 번에 다 읽었던 그때가 새롭습니다. 요즘은 한 권짜리 소설책에도 읽는 호흡이 거칠어져서, 저절로 나이를 탓하게 됩니다. 김제 벽골제 지평선축제장 바로 옆에 있구요, 문학관 전시실에 놓인 작가의 다양한 자료와 사상을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애독자들이 썼다는 필사본 시리즈를 보면서 ‘필사(筆寫)는 필사(必死)’라는 문구가 가슴에 확 와 닿았어요. 지역축제를 가시거든 그 지역 문인들의 흔적을 찾아보는 감성을 꺼내보세요. 가을날의 축제가 한층 더 아름다워 보일거예요. 오늘은 조작가의 영원한 동지 김초혜시인의 <사랑굿1>을 들려드려요. 봄날의산책 모니카


사랑굿 1 – 김초혜


그대 내게 오지 않음에

만남이 싫어 아니라

떠남을 두려워함인 것을 압니다


나의 눈물이 당신인 것은

알면서도 모르는 채

감추어 두는

숨은 뜻은 버릴래야 버릴 수 없고

얻을래야 얻을 수 없는

화염(火焰) 때문임을 압니다


곁에 있는

아픔도 아픔이지만

보내는 아픔이

더 크기에

그립고 사는

사랑의 혹법(酷法)을 압니다


두 마음이 맞비치어

모든 것 되어도

갖고 싶어 갖지 않는

사랑의 보(褓)를 묶을 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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