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한 걸음만이 어울릴 것 같은 한옥마을 골목을 기웃거리며 길었던 추석연휴를 접었는데요. 오늘부터 시험 볼 학생들을 불러 보충수업을 하고 나니 진짜 일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답니다. 역시나 사람은 좋아하는 무엇을 하고 있어야 삶의 기쁨을 제대로 느끼는가 봅니다. 뉴스에서는 다시 또 이삼일만 일하면 휴일이 있다고 부추기지만 지금 심정 같아서는 ‘아고야.. 이젠 이쁜 우리 학생들을 만나고 싶다’ 뿐이네요. 오늘부터 시작될 10월의 수업을 위해 시간표를 각 담당샘자리에 올려놓고 학원교실을 한바퀴 돌며 간단히 청소도 하고요. 건강한 모습으로 오늘 자녀분들을 기다리겠다고 단체 문자를 보내니 몇 분들의 화답. 기분좋은 귀가를 했습니다. 여러분들의 일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오늘. 혹시나 몸이 무겁지는 않으신가요. 맘이 더 놀자고 유혹하지는 않으신가요. 설혹 그렇더라도 그런 몸과 마음에 반작용의 용수철을 심어보세요. 처음 몇 걸음은 흔들릴지라도 금세 제 자리를 찾아가는 즐거운 본능을 만날 수 있을거예요. 오늘 새벽 일어나던 제가 그렇더군요^^ 일출의 시간이 늦어져서 그런지 이제야 저 멀리 붉은 기운이 비치네요. 저 빛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혼불>을 쓴 우리 지역이 대 작가 최명희가 말한 꽃심도 떠올려봅니다. 문학관에서 보았던 빨간 우체통에 넣을 편지 한 장, 이 가을 누군가에게 써볼까 궁리도 합니다. 오늘은 이기철 시인의 <가을 우체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