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어딜가든, 누구랑 가든, 어쨌든 즐거운 일. 길고긴 여행시간에 지칠지라도 행복한 일. 군산문협회원들과 함께 한 가을 문학탐방길. 작가 황순원(경기도 양평)과 근대문학 이야기가 잘 설치된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 다녀왔어요. 아침7시 출발, 밤8시도착...상당히 길었죠^^ 각 지역에 문학관들이 많은데요, 이곳은 소위 벤처마킹 하면 좋은 곳인듯 해요. 황작가의 대표작 <소나기>하나로도, 작품세계와 작가를 궁금하게 만드는 다양한 큐레이션 시도가 눈길을 사로 잡아요. 무엇보다 문학촌 형성 기반에, 작가의 평생 일터(경희대학교)와 양평군이 함께 손잡고 소설의 배경을 재현하여 소나기마을이라는 문학촌을 형성한 것은 모범사례이지요. 어제 비가 내려서 소나기의 참맛은 몰랐지만 문학촌관장(김종회씨)의 여러 설명과 안내에 따라 인공소나기광장에서 벼 짚단속에 웅크리는 체험?과 사진을 찍는 사람들. 모두 소설속 주인공 소년과 소녀가 되었겠지요. ‘수수단 오솔길‘, ’너와 나만의 길(소년이 소녀를 도랑에서 업고 건너던 개울을 재현한 공간)‘ ’고백의 길(소녀가 건넨 대추와 소년이 따던 호두를 소재로 한 공간)‘ 등 황작가의 소설세계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문학기행이었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주말이어서 그런지 학생 등 방문객이 엄청 많았구요. 맛있는 점심 후에 가까이 있는 양평 양수리의 ’두물머리‘를 안 갈 수가 없었지요. 저 개인적으로는 남편과의 첫 데이트 장소로 두 물줄기가 만나 평생을 회로하네요.^^ 두물머리[양수리兩水里]는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儉龍沼)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두 물이 합쳐지는 곳입니다. ’두물경‘까지 가볍게 산책하는 코스가 참 고즈넉합니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 멋진사진의 단골배경인 ’느티나무(수령 400년 이상)‘를 중심으로 바라보는 풍경이 참 좋아요. 가까이에 다산 정약용 생가터, 또 벗들인 초이선사, 추사 김정희와의 이야기 마당 ’세한정과 세미원‘, 두물머리로 들어오는 ’배다리(지금은 잠시 중단)‘ 등.. 얼마나 양평이 좋았으면 다산이 초의선사에게 <양평에 삽시다> 라는 글을 남겼을까요. 주최측의 물심양면 배려로 참 즐거웠던 여행이었습니다. 오늘은 황명걸시인의 <두물머리에서>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