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저는 이런 과정도 없이 제 맘대로 글쓰고 제 맘대로 책 만들어 ‘작가’라는 이름을 듣고 있으니, 어쩌면 책 출간하기 너무 좋은 세상에 태어나 너무 염치 없이 사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종종 들어요. 요즘 ‘신춘문예’ 공고를 보면서 해마다 이 산을 넘어 다른 산으로 가고자 하는 수많은 글쟁이들의 노고와 땀방울도 떠올려봅니다. <봄날의 산책>이름이 찍힌 첫 번째 동인시집 출간본 100여권을 들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찾았는데요,,, 그분들의 두근거리는 마음이 동동거리는 발걸음에 그대로 묻어나더군요. ‘첫 책‘속에 써 있는 자신들의 이름을 보는 그 미묘한 감정, 아마도 오랫동안 잊지못할거예요. 덕분에 저는 또 말할 수 없이 귀한 밥상을 받고 게다가 김치까지 덤으로 받아왔습니다. 이 정도 교환이면 세상살이 참 재미있지요. 어젯밤 수업을 끝내고 늦게 공모전 신청서하나를 썼습니다. ’2024말랭이입주작가공모신청서‘. 말랭이에서 2년동안 살고, 재 입주를 생각하며 같은 양식의 신청서를 작성했네요. 그 전 것과 비교해보니, 단지 살아온 이력에 대한 사진이 덧붙여져 페이지 수는 늘었더군요. 2년동안 살면서 얼마나 많은 행사를 했는지, 사진 수가 무려 기 천장 대. 그 중 20장 까지만 첨부할 수 있는데도, 제 맘대로 30여 장 냈습니다. 공모 합격 욕심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니구요, 그만큼 추억하고자 하는 일이 많아서, 이 사진마저도 안 보이면 그 추억에 미안해서 그랬습니다. 규정을 어겼다고, 안 뽑아주면 말고요. ^^ 중요한 것은 지난 2년동안 말랭이에서의 삶을 사진으로 들여다보며 혼자서 웃고 또 웃는 평화로운 밤시간이었다는 거죠. 오늘은 날이 조금 풀어질까요. 아직도 도톰한 옷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햇살 한 가지 주워서 하루 종일 등에 대고 살랑거리고 싶은 날입니다. 동인지에 나온 많은 분 중에서 시인으로 등단한 이순화님의 <나는 엄마의 우산>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