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 되어 몸이 일어나네요. 게다가 간 밤엔 한 시간 단위로 눈이 떴습니다. 깊이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처럼 건강한 신호는 없는 것 같아요. 감기가 오려는지 갑자기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서 그냥 누워있자니, 참 세상살이 재미없다 싶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군산 앞바다 건너 유부도로 탐조활동을 다녀온 남편이 저녁상을 차려주어도 모두 거절하고.. 밤새 각시 안부 걱정되어 들락날락 하는 소리를 귀담아 두었습니다. 언젠가 나도 저렇게 걱정하고 보답해주어야지 하면서요... 어제 잠깐 만난 후배들의 이야기 주제 중 하나가 ‘요양보호’였는데요. 20년 전부터 만나온 후배들이 어느새 저와 같은 걱정을 하는 나이가 되었음이 참 허탈했습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부모님들을 보호하는 후배들 몇몇이는 서로의 수고를 누구보다 잘 알지요. 개인의 일상 얘기는 어느새 국가의 의무로까지 이어지고, 그래서 정책, 정치, 정치인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대화에 이르렀지요. 굳이 남성 여성을 따질 것은 없지만 그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우리나라의 여성, 특히 오십대 육십대 여성들의 현실정치참여는 한 나라의 방향키와 같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노인인구증가와 중증환자들이 늘면서 이를 요양 보호하는 사람은 대다수가 여성입니다. 저도 코로나 발발 후 빈시간에 자격증이나 따 두자 하는 맘으로 몇가지 복지관련 자격증을 얻었지만 경제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다보니 소위 장롱면허처럼 있지요. ‘울 엄마 지금보다 거동이 더 불편해지면 자격이 유효해질까?’하는 생각은 있지만 가정에서 노인들의 중증환위를 손 대본 적이 없는 제가 ‘요양보호와 요양보호사’들의 어려움을 말로 헤아릴 수 없음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맘으로나마 언제든지 무장해두려합니다. 언제 어느 때 그 일이 제 일로 다가올 수 있으니까요. 잠깐 감기기운 하나로도 요양에 이르기까지 여러 잡다한 생각을 하니 깊은 잠에 도달하지 못했겠지요.^^ 삶은 건강한 모습일 때가 가장 아름답기에 오늘의 순간들도 건강미로 채워지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아침입니다. 오늘은 안도현시인의 <새 길>입니다. 봄날의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