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식이타임 May 04. 2022

글을 쓰는 이유가 뭐였더라

그래, 이거야!

글을 쓰는 이유가 뭐였더라...


 언제나 그랬듯 글쓰기의 벽과 마주하던 나날이었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어김없이 몸과 마음을 억누르는 피곤함. 쓰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행동으로 옮기기가 여간 힘겨웠다. '다시 한번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을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브런치에서 처음으로 '작가'라고 불러줬던 것처럼 이곳에선 나를 '기자'라고 표현했다. 기자라니.. 낯간지러운 느낌이 올라왔다. 일단, 한 번도 기사를 써본 적이 없기에 부담없이 써왔던 글을 '사는 이야기'에 올려보자고 내 자신과 합의를 봤다.


 요즘 크나큰 인기를 얻었던 힘일까. 아내에게 포켓몬 빵을 사다 준 아빠의 이야기를 올렸더니 뜨거운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여러 논란도 많았던 소재였지만 독자들은 며느리를 생각하는 시아버지의 마음에 감응했다.

25년 전 임신 중 수박 먹고 싶다 했더니 수박 맛 아이스크림을 사 온 남편 이야기를 시부모님 앞에서 했는데 백화점 가서 수박을 사다주시던 아버님 생각이 나네요. 지금 같지 않아서 겉은 수박인데 속은 참 맛없던 제철 아닌 수박 너만 먹어라 하셔서 힘들게 먹었는데. 그때 그렇게 아껴주시던 아버님 보고 싶어요
 <bmki****님의 댓글>
27년 전 첫아이 임신 때 떡볶이가 먹고 싶다던 어린 며느리 한마디에 더운 여름에 자전거로 멀리 있는 시장까지 가셔서 떡볶이를 사 오셨는데 그게 오는 길에 상한 건지 애초에 상한 걸 파신 건지 여하튼 시큼한 떡볶이를 앞에 두고 얼굴이 벌겠게 달아오르고 땀을 비 오듯 흘리시는 아버님 앞에서 너무 감사해서 상했다 말도 못 하고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며느리 사랑이 듬뿍 담긴 떡볶이 여서 그런지 아무 탈 없이 소화도 잘 시켰죠..^^
<magi****님의 댓글>

 저마다 모습은 달라도 가시고기 같은 부모의 사랑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을 접할  있었다. 어쩌면 글쓴이가 느낄  있는 최고의 행복이 이런  아닐까? 덕분에 마음이 촉촉해지는 순간이었다.


 '글을 쓰는 이유가 뭐였더라.'


 늘 마음속으로 던지던 질문에 대한 답이 선명해지고 있다.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  곁에 소중한 사람을 떠올릴  있는 . 인생은 분명 힘겨운 일들의 연속이지만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름다운 순간이  곁에 있었다고 생각되는 .


나는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다.


그래, 이거야!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느낄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