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가득한 골목길
초등학생 시절 등굣길엔 두 갈래길이 있었다.
큰길과 골목길.
나는 골목길을 좋아했다.
감나무 그늘로 시작하는 골목길이었다.
골목길 담벼락엔 아이들이 해놓은 낙서들로 가득했다.
가장 눈에 띄는 낙서가 있었다.
"oo (하트) oo"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이름
그 사이엔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남자아이는 누가 봐도 '잘생긴' 노랑머리 소년이었다.
여자아이 역시 '인기녀'였다.
질투심이 강한 아이들은 노랑머리 소년의 이름 위에
'x'표시를 하고 자신의 이름을 적어두기도 했다.
누가 누구와 사랑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골목길 게시판이었다.
고백할 게 있다.
나도 부러웠던 그 소년의 이름에 'x' 표시를 하고
내 이름을 적던 '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