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운 그녀를 사랑해

촌스럽고 사랑스러운 당신

by 식이타임

남원 지리산 산골 출신! 작은 키와 단발머리에 붉은 볼을 가진 촌스러운 그녀! 우리 엄마다. 엄마는 아빠를 만나 광주로 왔다. 엄마는 한 집에 시아버지를 모시고 시동생에 두 남매까지 챙기는 이른바 'k며느리'였다.


할아버지와 우리 두 남매의 저녁상, 조금 늦게 들어온 삼촌의 저녁상, 그리고 더 늦게 들어오는 아빠의 저녁상까지 엄마는 하루에 5번 이상은 밥상을 준비해야 했다. 할아버지와 삼촌이 함께 사는 건 나에겐 좋은 일이었으나 그 뒤엔 항상 엄마의 노력이 존재했다.


엄마는 자신의 틀에 나를 끼워 맞추지 않았다. 공부하라는 말도 잔소리도 잘 하지 않았다. 컴퓨터 게임을 10시간 하는 날도, 날이 어둑해지도록 축구를 하고 돌아오는 날도, 늦잠을 자는 날도 항상 나를 존중해줬다.


"나까지 잔소리하면 숨 막힐까 봐!"

나는 그런 엄마가 좋았다.


엄마는 늘 가계부를 열심히 적었다. 글자가 빼곡히 적힌 가계부엔 100원, 10원 단위까지 적혀 있었다. 더해지는 깊은 한숨은 엄마의 치열한 생활전선을 보여줬다. 엄마의 가계부를 자주 봐서일까? 내 글씨는 엄마 글씨를 닮았다.


엄마는 굉장히 소박하다. 옷 입는 것도, 사는 것도 비싼 돈을 들이지 않는다. 별다방 커피도 부담스러워한다. 홈쇼핑과 택배박스를 좋아하는 건 여느 집 엄마들과 비슷한 것 같다.


처음으로 우리 가족이 해외여행에 갔을 때, 엄마에게 용돈을 쥐어드렸다. 여행도 왔으니 이것저것 사는 데 쓸 법도 하지만 결국 그 돈을 아껴서 돌아왔다. 칫...


엄마는 늘 시시콜콜한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 어떤 충고도 조언도 없다. 그저 들어줄 뿐이다. 이상하게 기분이 풀린다. 한 마디라도 더 해주려는 아빠와 스타일이 겹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과부하에 걸릴 뻔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어려운 일들은 늘 있었지만 긍정적인 엄마의 모습을 보며 안심했다. 엄마는 늘 그 시간들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강한 사람이다.


"엄마, 내가 어떤 사람이랑 결혼했으면 좋겠어?"

"음... 그냥, 네 마음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최고지!"


소박한 우리 엄마. 때 묻지 않아 촌스럽기도 한 모습을 보며 나도 엄마처럼 순수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촌스러운 그녀를 정말 사랑한다
<김진호의 '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왜 꽃밭일까'를 들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