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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펜을 움직일 결심

브런치를 통해 찾아온 제안

by 식이타임

“00님이 제안을 하였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작가에게 제안을 할 수 있다는 건 어느 앱 운영자님께 온 메시지 덕분이었다. 연애 고민이 올라오면 상담해 주는 앱이었는데 상담가로 활동해 줄 수 있는지 물었다. 이별의 아픔을 치유하느라 온 통 사랑에 대한 글만 올리던 나날이었다. 당시엔 누군가의 연애상담을 해주기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게 온 첫 번째 제안은 그렇게 끝이 났다.


작년 연말, 두 번째 제안이 도착했다. 사랑의 지하철 편집장이신 작가님의 제안이었다. ‘묵묵히 밥상을 차리는 엄마’라는 글을 지하철 역에 게시해도 괜찮겠냐는 제안이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묵묵히 밥상을 차렸던 엄마에 대한 글이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볼 수 있다면 뿌듯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월 한 달 동안 서울과 지방의 지하철역에 글이 게시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목포는 지하철역이 없기 때문에 실물을 확인하기 위해선 지하철이 있는 곳으로 가야만 했다. 2월 안에는 꼭 가봐야지 마음먹었지만 결국 가지 못했다. 어느 날 반가운 연락이 왔다.


“광식아, 글쎄 내가 매일 지하철 기다리며 보던 게시판 글에 네 이름이 써져 있는 거야. 글이 참 좋다. 할아버지께서 기뻐하시겠네.”


세상의 많고 많은 엄마 중 한 사람인 고모가 우연히 나의 글을 보게 된 것이다. 마음속이 온통 감사함으로 가득 찼다. 글을 왜 썼는지 돌이켜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작은 헛헛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쓰다 보니 세상에 살고 있는 한 사람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누구든지 쓸 수 있는 게 글이라고 하지만 쓸쓰록 높아지는 글쓰기의 벽 앞에 가로막혀 나도 모르는 사이 글쓰는 이유를 잊고 살았다. 감사한 인연 덕분에 글쓰기가 나를 넘어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다는 것을 되새기게 되었다.


마음속 하나의 결심이 서기 시작했다.

“묵묵히 밥상을 차리듯, 묵묵히 펜을 움직일 결심!”


위 글은 류완 작가님께서 편집을 도와주셨습니다.


*감사한 기회를 주신 지하철 사랑의 편지 편집장 류완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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