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을 적어볼까
행복하기 위해서, 잘 쉬고 잘 놀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참으로 많았다. 영화 보고, 책 읽고, 글을 쓰고. 가고 싶었던 카페에 가서 신기한 음료를 마실 수도 있고, 친구들을 볼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안 할 수도 있다.
삼십 년 넘게 주 5일, 주 6일. 그리고 때때로 주 7일. 요즘 세상에 주 7일 일하는 곳이라니 싶어도, 그런 곳이 있다. 그렇게 일만 하면서 살아왔던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나이라는 레일에 밀려 어느 사이 은퇴할 나이가 되어 은퇴라는 이름의 퇴직을 하게 되었을 때. 이들은 쉬는 것이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모른다. 평생 일만 해왔다는 것은 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지나온 세월이 그의 삶 속에서 휴식을, 취미를, 놀이를 모두 꺼내 버린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잘 노는 것도 실력이다.
그래서 잘 쉬는 것, 잘 노는 것도 실력이 된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한정된 시간 안에 효율좋게 쉬는 것. 만족도 높게 잘 쉬고 잘 노는 것. 일을 잘 하는 것 만큼이나 잘 쉬고 잘 노는 것 또한 중요하고, 또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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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하며 놀아 볼까. 뭘 하며 쉬어 볼까.
한 때 세상을 휩쓸었던 유행어 버킷리스트. 양철통 안에 하고 싶었던 일들을 적은 메모를 잔뜩 넣고, 손을 넣어 잡히는 대로 그 일을 하는 것. 해보는 것. 그때 한국 사회는 버킷리스트라는 챌린지에서 사전 챌린지가 생겼다.
하고 싶은 것을 적어 넣는 것. 거기서 부터 막혔던 것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게 뭐지. 열심히 산다는 것. 열심히 살기 위해서, 생존을 위해서, 내 정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많은 한국의 열심인 사람들은 그들의 모든 삶의 방향을 일에 집중해 버렸었다. 그 결과로 그들은 투쟁 같은 삶의 바다에서 건져졌고, 대신 휴식과 안온을 풀어 젖혀 바닷속으로 가라앉혀 버렸다.
무엇을 하고 싶은가. 버킷리스트가 뭐에요. 사람들끼리 모인 모임에서 가끔 나오는 이 질문이 나는 그렇게 힘들다. 도무지 한정된 시간 안에 다 말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나의 버킷리스트는 처음부터 손으로 하나하나 적었다가는 하루 종일 적기만 해야할 수도 있을 만큼, 많고, 길고, 장대하다.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보고 싶은 것도 많다. 오히려 하기 싫은 일, 하고 싶지 않은 것을 골라내는 것이 나에게는 오히려 더 빠를 수도 있었다.
그랬던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하고 싶지 않은 채로 살아오고 있었다. 이제,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을 하나씩 해 보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채로 살던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많은 나에게 말을 걸어야 할 때다.
그렇게 하나하나 무엇을 해볼까, 떠올려 보니 이것은 아주 파랗고 파란 세계였다.
뭐든 하고 싶고, 뭐든 재밌을 것 같은, 나만의 블루 오션.
새파란 나의 세계를 열고, 당장 하나를 해보세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