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살아내는 사람의 첫 번째 기록
첫 번째 에세이 『아무도 모르게 괜찮아지는 중입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조용히 살아내기까지, 지난 10년간의 시간을 천천히 기록한 에세이입니다. 퇴사와 귀촌, 창업과 실패, 번아웃과 회복, 예술과 명상. 그리고 그 속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지키기 위해 했던 작고 단단한 선택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광고 영화 디자이너로 바쁘게 살아가던 20대의 어느 날,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는 감각을 더는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모든 걸 멈추고 떠난 제주, 그리고 그보다 더 조용한 남도의 시골 마을. 그곳에서 시작된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은 낭만적인 여행이 아니라, 매일매일을 묵묵히 살아내는 시간이었습니다.
도시에서 민감하게 살아갈수록 오히려 둔감해지고 싶다는 모순된 욕망 끝에 선택한 귀촌. 그 선택이 가져온 변화들은 결코 아름답기만 하진 않았지만, 덕분에 삶은 조금씩 단단해졌습니다. 낯선 시골 길 위에서 첫 운전을 시작하고, 혼자 힘으로 낡은 집을 수리하고, 조용한 명상 스테이를 열고, 프리마켓과 전시를 준비하며, 좋아하는 것으로 먹고사는 법을 익혀갔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괜찮아지는 중입니다』는 시골살이를 낭만적으로 포장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꾸지만 막상 다가서기 어려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았습니다. 시골이라고 해서 무조건 느긋한 삶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 살아가는 시간이 언제나 평온한 것도 아닙니다. 바쁜 하루, 불안한 마음, 실패의 경험 속에서도 “그냥 하는 거지”라고 말하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이 책은 그런 일상의 기록입니다. 현실판 『리틀 포레스트』를 닮은 이야기이자, 번아웃 이후의 회복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내향적인 사람들,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야 비로소 ‘나’를 마주하게 된 사람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조금 느리게, 하지만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넵니다. 애써 이겨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반드시 극복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오늘, 이 순간을 살아내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말을 조심스럽게 건네는 문장들로 이 책은 채워져 있습니다.
총 4부, 42편의 에세이로 구성된 이 책은 퇴사 후 귀촌한 이야기부터, 예술과 생존의 경계에서 고군분투한 시절, 삶을 지속 가능하게 만든 내면의 태도들, 그리고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고 있습니다. 명상과 예술, 돌봄과 죽음, 고양이와 숲, 그리고 연결을 두려워하지 않기 위한 연습들까지. 이 책이 전하는 이야기는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삶의 한 조각을 밝혀줍니다.
지금 여기, 살아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그렇게 괜찮아지고 있다고. 누구도 모르게, 아주 조용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