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조용히 쓰는 중입니다.

by Liar

글에 들어가기 앞서


[ 모든 것이 멈춰버린 듯한 고요한 어느 밤, 나는 조용히 글을 씁니다.

현재 두 작품을 연재 중입니다.
첫 번째 작품, 〈진실의 무게(The Burden of Truth)〉는 완결을 마쳤지만, 요일에 맞춰 차분히 연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처음 써본 소설이라 많이 부족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읽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두 번째 작품, 〈당신의 슬픔을 수선해 드려요〉는 매일 밤,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조금씩 써내려가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의 마음 한 켠을 조용히 어루만지는 듯한 글을 쓰고 싶다는 바람을 담고 있어요.

요즘은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면서 감정이 유난히 촉촉해지는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글이 술술 써지지 않을 때면, 에세이로 잠시 마음을 쉬어갑니다.
내 안의 조용한 소리를 따라 써 내려가는 문장들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긴 소개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냥, 글을 쓰는 일이 너무 즐겁습니다.
그리고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요즘입니다.]



1장. 조용히 쓰는 중입니다


요즘 나는, 글을 씁니다.

아주 조용한 시간에만요.

하루가 다 저문 밤,

방 안은 희미한 스탠드와 노트북의 불빛으로 채워집니다.

전등갓 아래, 은은하게 퍼지는 주황빛이 책상 모서리를 감싸고

나무결 사이사이로 그림자를 만들지요.

책상은 오래된 참나무로 만들어져, 손끝에 닿는 감촉이 부드럽고 단단합니다.

나는 그 위에 노트북을 펼쳐두고,

왼쪽에는 따뜻한 차 한 잔을,

오른쪽에는 닳아버린 메모장을 나란히 둡니다.

글을 쓴다는 건,

무언가를 창조하는 일이라기보다는

이미 마음속 어딘가에 가라앉아 있는 기억이나 감정을

조심스럽게 꺼내어 닦아내고,

빛이 닿는 곳에 천천히 올려놓는 일 같습니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는 조용한 방 안에서 유일하게 살아 있는 소리입니다.

톡, 톡.

가끔 멈춰 앉은 채

창문 밖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가로등 불빛이 아스라이 번지고,

옆집 창문에서 커튼이 살짝 흔들리는 모습도 눈에 들어옵니다.

그 조용한 움직임조차 문장이 됩니다.

나는 단어를 고를 때면

마치 낡은 옷의 단추를 고르듯 신중해집니다.

어떤 표현은 너무 무겁고,

어떤 말은 너무 새것이라 마음에 걸립니다.

그래서 종종,

한 문장을 쓰는 데 한참을 머뭇거리기도 합니다.

그러다 문득,

어느 단어 하나가 마음의 결에 딱 맞게 들어앉는 순간—

마치 헐거운 퍼즐 조각이 제자리를 찾은 듯

작고 조용한 안도감이 밀려옵니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작은 숨을 내쉬게 됩니다.

그 숨결 위에

살짝 미소가 얹힐 때도 있습니다.

요즘의 나는,

매일 밤 스스로를 조금씩 꿰매고 있습니다.

글이란 바늘로, 문장이란 실로.

다 닳아 해어진 마음의 구석을 천천히 꿰매다 보면,

언젠가는 그 자국조차 따뜻한 흔적으로 남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용히 쓰는 중입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밤,

가장 진실한 나와 마주 앉아.

화, 목,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