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사보하2_꽤나 뚜렷한 그들

평범한 사람의 보통의 하루

by 고요



무언가에 몰입한 사람의 눈은 반짝반짝 빛난다. 한낮의 햇빛에 반짝거리는 윤슬처럼 자꾸만 쳐다보게 된다. 내 주변에 윤슬처럼 빛나는 지인들이 있는데 그들의 이야기와 그들을 보는 내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이어지는 글은 그들과 만난 날 집 가는 길에 혼자 메모장에 끄적인 내용이다.



어떻게 그들은 좋아하는 게 많을까? 그리고 나 이거 해보고 싶다! 가 확실할까?

그들에게서 보이는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게 확실히 있고, 그 좋아함을 놓치지 않고 항상 삶 가까이에 둔다는 것이다. K는 커리어에서의 더 깊은 성장을 갈망한다. 출근시간 1시간 전 회사에 도착해서 물티슈로 책상을 한번 닦고, 책을 읽거나 뉴스를 보면서 회사와 같은 분야의 트렌드를 파악한 뒤에 영양제를 챙겨 먹는다고 한다. K의 하루는 항상 이렇게 시작하고, 이런 루틴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게 즐겁다고 한다. N은 편지 대필도 하면서 꾸준히 글을 쓰고, 신입 작가를 뽑는 드라마 공모전도 하면서 한 걸음 천천히 꿈에 다가가고 있다. 그리고 여행하며 만난 인연으로 일도 함께 하고 있다.



이 날의 나는 어땠는가?

어느 자리에서나 마찬가지지만 나는 주로 얘기를 듣는 쪽이었다. 솔직히 가끔씩은 나와는 다른 과장된 리액션을 하기도 했다. N이 개인적으로 겪었던 일을 얘기하면서 그때 닥쳤던 상황을 희화화한다고 했을 때, 그리고 상대방이 이래서 이랬겠지 하면서 본인이 그 상황을 합리화한다고 말했을 때 그리고 이 얘기를 들은 K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고 말할 때, 나는 이렇게 스스로 만든 합리화가 결국은 내가 상처를 받을까 봐 나오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 상황에 처한 나를 지키기 위해 본능적으로 나온 행동이지만 어쩌면 스스로를 지키는 데 서툴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표현된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어떠한 상황에서든 본인이 착한 사람으로 남고 싶기에 온갖 이유를 스스로 만든 것 같기도 하다.


꽤나 흥미진진한 그들의 썰로 생각이 또 멀리 나와버렸다. 다시 돌아오자면, 그들의 공통점은 일이나 요즘 관심 있는 취미에 몰두해 있다는 것이다. 하루의 많은 시간을 쏟을 만큼 몰두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 어떻게 좋아하고 재밌다는 이유가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는 걸까. 나는 이렇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시작을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뜻밖의 인연으로 알게 된 그들이 종종 생각난다. 훗날 돌이켜봤을 때 우리 예상보다 꽤 오래 인연을 유지한다고 말하면서 맥주 한 잔 마시는 날이 오길 바라며 그들의 칭찬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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