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디에서 숨을 돌리나요?
해리포터, 러브 액추얼리, 어바웃 타임, 노팅힐.
나를 영국으로 이끌었던 영화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영국에서 처음 본 영화는 라이온 킹이었다.
황금 같은 여행이었지만, 약한 체력을 이기지 못하고
잠시 쉬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던 날.
그때 알았다.
해외에서 영화를 보는 매력을.
친구들은 축구장과 콘서트장으로 향했지만
나는 자연스럽게 영화관을 향했다.
큰맘 먹고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다른 문화생활 보다
비교적 쉽게 새로운 세계로 나를 데려가주는 시간이 좋았다.
그 시간 속 나는 현실을 잊을 수 있었다.
영국의 겨울은 오후 4시면 캄캄해진다.
어둑한 방 안에서, 귀국을 앞두고 묘해지는 마음을
영화로 다스리며 돌아갈 준비를 한다.
영화 속 인물에 몰입하고, 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지금으로부터 잠시 벗어나는 시간.
이게 영국에서 배운 또 하나의 멘탈 관리법이다.
당신의 현실 도피처는 어디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