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중

by silentmoonlight

벌써 한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됐다’고 말하기엔 애매해졌다.


돌아온 후 일상은 단조로운데

마음은 이상하게 더 분주하다.

시간은 흘렀지만 마음은 아직 정리 중이다.


이사 준비, 출근 준비,

관계를 다시 정리하는 일.

몸보다 마음이 더 바쁘다.


영국에서는 사람이 그리운

지독한 외로움 속에 살았는데,

지금은 그 외로움이 조금은 그립다.


혼자이던 시간과 달리

타인과 함께하는 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게 가족이라 할지라도.


늘 이어지는 인기척이 피로하다.


마음을 터놓을 누군가가 필요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과의 대화는 더 쉽게 지친다.


이 지독한 피로감이 어디서 오나 생각해본다.


그런 시간을 보내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꽤 오래 버텨왔구나.


한국에서의 시간도,

영국에서의 시간도,

그리고 다시 돌아온 지금까지.


버틴다는 건 특별하지 않지만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 하는 일이다.


오늘도 내면은 복잡하지만

밤은 조용하다.


옆자리에는 엄마의 숨소리,

강아지의 낮은 골골거림이 함께다.


이 정도면

괜찮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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