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감기

내 언어로 아플 수 있다는 것

by silentmoonlight

어느덧 나를 혼란하게 하던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는 중이다.


3월이 되면서 복직도, 이사도 마무리되어 간다.

돌아온 곳에서의 일상을 하나씩 해 나가고 있다.


그런데 몸이 고장이 났다.


이사를 마치고 긴장이 풀려서인지

심한 감기 몸살이 찾아왔다.


영국에서 혼자 앓으면서,

그토록 가고 싶었던 이비인후과로 달려갔다.


내가 원할 때

내 언어로 말하고, 치료를 받고, 약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큰 축복일 줄이야.


진료를 마치고 먹는 죽은 얼마나 맛있는지.

죽이 이렇게 단 디저트 같은 음식이었나, 새삼 감탄하고 있다.


영국에 있을 때는 받을 수 없던

시시때때로 걸려오는 엄마의 전화도 달콤하다.


몸은 여전히 으슬으슬 아프지만

마음만은 따뜻하다.


참 오랜만에 걸린,

따뜻한 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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