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은 ‘왕사남’ 열풍이다.
유감스럽게도
천이백만 관객을 넘긴 지금까지
나는 아직 그 안에 속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영화 이야기가 아니라
감독의 인터뷰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우연히 보게 된 인터뷰에서
감독이 한 말이 기억에 남았다.
“지금 1200만이 넘었는데 어떠신가요?”
그 질문에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호사다마라고,
분명 안 좋은 일이 올 겁니다.
그게 치명적이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순간 머리를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자연스럽게 한 시절이 떠올랐다.
좋은 일 뒤에는 나쁜 일이 오고
나쁜 일 뒤에는 또 좋은 일이 온다.
영국에서의 시간이 나에겐 그랬다.
영국은 나에게
로망의 나라였고
런던은 사랑의 도시였다.
그러나 직접 경험한 영국은
꽃길만 가득한 기억은 아니었다.
눈부신 여름과
지독하게 길었던 겨울이
늘 함께 있었다.
그러나 길었던 겨울의 기억만 마음에 남긴 채
결국 미련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감히 한국에서는 꽃길일 것이라는
부푼 희망을 안고.
하지만 돌아온 한국 역시
마냥 좋기만 하지는 않았다.
가족과의 갈등,
회사로의 복귀,
다시 시작된 인간관계.
그러다 보니
자연히 영국이 그리워졌다.
세상의 모든 길이
꽃길일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감독의 말이 더 오래 남는다.
호사다마를 마음에 새기고 사느냐,
좋은 일만 기대하며 사느냐에 따라
삶의 체감은 달라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 밤도
좋은 일이 가득하길 바라면서,
다가올 불행이 그저 치명적이지만 않기를 바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