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살피는 방법을 연습하기 시작하다.
그러나, 낯선 나라에서 마주한 외로움은
전혀 다른 감정이었다.
6주간의 프리세션 기간 내내 정말 많이 울었다.
따뜻했던 일본인, 대만인 플랫메이트 덕분에
이들과 함께한 저녁은
외로움과 두려움으로 차갑게 언
내 마음을 잠시 녹여주었다.
하지만 긴긴 영국의 여름밤을
혼자 방 안에서 보내는 것은
지독한 외로움이었다.
유럽의 여름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그 외로움의 깊이를 느껴보았으리라.
그래도 외국인 친구들의 친절함과,
이들과 함께 하는 일상 덕분에 무너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따뜻함조차
내 안의 허전함을 완전히 안아주진 못했다.
온전히 혼자 있는 방,
낯선 언어, 그리고 아무도 내 하루를
궁금해하지 않는 밤은
환한 어두움이었다.
시간이 흘러,
본격적인 학기를 시작하면서,
같은 과 한국인들을 만나게 되었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든든했다.
같은 말을 하고, 같은 음식을 먹고,
그러면서 나는 조금씩 외로운 리즈에 익숙해져갔다.
하지만 늦은 유학인 탓에
그들과 나이 차가 컸고
어느새 다시 스스로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함께 하자고 하기엔 조심스러웠고,
결국은 다시 혼자에 익숙해져 갔다.
어느새, 다시 혼자 카페에 가고,
서점에 가고, 백화점 구경을 하며,
하나하나
한국에서 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마주치는 다양한 인종과
거리에서 들리는 다양한 언어들은
내가 여전히 낯선 문화 속에 있음을
매번 상기시켜주었다.
그러나 버틸 수밖에 없었다.
이건 내가 선택한 길이었고,
누구도 탓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언제까지고 울고 있을 순 없었다.
긴 시간을 버티기 위해 새로운 시작을 만들었다.
요리를 시작했다.
조리도구를 사고, 장을 보러 다니고,
하나하나 요리를 배우고 냉장고를 채워나가며,
나는 이 낯선 외로움에 익숙해져갔다.
장을 보고, 식사를 준비하고,
치우는 일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 나는 나를 보살폈고,
외로움을 이겨냈다.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비로소 내가 나로 설 수 있게 되었다.
그 순간부터, 내 삶이 조용히 달라지기 시작했다.